은행이 부도난 중소기업을 법정관리나 화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접 금융
및 경영정상화를 지원해 회생시키는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실시된다.

기업은행은 4일 당좌부도나 대출금 장기연체로 은행권에서 적색거래업체로
규정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부도 중소기업 회생계획"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은 금융정상화뿐만 아니라 경영이 정상화될때까지 은행이 중장기적
으로 종합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회생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들은 법정관리나 화의같은 장기적인 회생절차가
아니더라도 은행을 통해 직접적인 정상화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은은 첫번째 실시 대상업체로 지난해 대출금을 장기연체해 은행권에서
적색규제업체로 규제받고 있는 한국특수메탈공업을 선정했다.

이 회사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매출둔화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자금위기에 몰려 대출금을 갚지 못해 은행거래가 끊겼다.

기은은 이 회사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한 결과,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사업성도 양호하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기은은 이달중 이 회사에 가압류 해제자금 등 17억5천만원을 새로 빌려 주고
기존 대출금 21억2천만원의 만기를 연장해 주기로 했다.

기은은 이 회사의 경우 2003년말까지 경영정상화 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계운 기은 심사부 팀장은 "부실화된 기업정상화는 물론 은행들의 채권
회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도중소기업을 정리하는 새로운 방안으로
정착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