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순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할 경우 그 1차적인
목적은 남북경협, 특히 현대와의 서해안 공단사업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김용순 위원장을 초청한 주체가 현대인 만큼,김의 일정이나 행동반경은
우선적으로 현대와의 사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몽헌 현대회장은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경협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선 김용순 위원장 등 아.태측인사들의 서울방문이 필요하다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김을 초청한 목적이 경협사업 활성화에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은 남북관계의 진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남북경협을 전담하는 아.태평화위 책임자다.

뿐만 아니라 노동당의 대남정책 담당비서와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게다가 아.태평화위는 형식상 민간기구이지만 사실상 북한 당국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단순한 경협 차원의 문제로만 볼수는
없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진전이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 체류기간중에 남북당국간회담, 북한이 상반기에 제의한 고위급회담,
나아가 정상회담 개최 문제등이 깊숙히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과거 특사교환 등을 통해 꼬인 남북관계를 풀어나갔던 전례도 있어 이러한
추론은 실현가능성이 높다.

물론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지만 현대의 희망대로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올 경우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