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방북이 남북한 교류를 한 걸음 더 전진시켰다.

해주공단을 경제특구로 개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현대가 김용순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의 방한을 초청, 경제협력분위기가 점점 무르익고
있다.

남북경협의 따뜻한 기운이 대우 사태와 주가급락으로 싸늘해진 분위기를
다소 누그러뜨려 주었다.

현대 실무진들은 논의된 사항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현대측이 아직 풀어놓지 않은 보따리가 더 있는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남북경협소식이 국내 금융시장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지난주엔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8백선에 근접, 금융시장을 불안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다행히 장 막판에 반등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살얼음판 위에 있는 듯하다.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금융시장안정을 위한 특별대책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금융대란설을 불식시킬수 있는 2차 금융시장안정대책인 셈이다.

1차대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않은 만큼 보다 강도높은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대우채권을 자산가치대로 할인발행해 정상유통될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서울보증보험에서 세금우대채권을 발행한뒤 그 자금으로 대우보증채를
사들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금융시장안정과 관련, 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도 주목된다.

이번 회의에서 10월중 통화운용방향을 결정한다.

그동안 여유있게 운용하던 통화신용정책의 방향을 재조정할 지가 주된
관심사다.

원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내년 물가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점이 변수다.

그러나 금융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선뜻 기조를 바꾸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각국 금융시장이 긴밀하게 연계돼 움직이는 만큼 미국의 금리정책변화에도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5일 FOMC(연방공개시장
위원회)회의를 열어 금리인상여부를 결정한다.

경기과열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주가폭락에 대한 우려도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다우존스 평균주가는 6주연속 하락하면서 10,000 포인트를 겨우
지키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한국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기업들의 향후 경기전망을 측정한 "단칸지수"도 4일 발표된다.

이 역시 국제금융시장의 변수중 하나다.

이 지표는 엔고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기회복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면 엔고는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대우문제는 여전히 쉽게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대우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실사작업이 현재 진행중이어서 채권단의 다른
공식일정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가장 진도가 빠른 대우전자는 해외매각협상이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5일께 워크아웃방안이 만들어진다.

대우중공업은 해외자산실사가 10일 시작돼 이달말이나 돼야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확신할 만한 회생방안을 만드는게 관건이다.

오는 7일 열리는 해외채권단회의도 주목된다.

이들의 협조와 신뢰가 대우문제 해결에 중요하다.

6일 산업자원부가 개최하는 대토론회를 계기로 부품.소재산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데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가 한국경제의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던
분야다.

주요 부품과 소재를 만성적으로 수입하는 취약한 구조를 벗어나자는 취지
에서 각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

정덕구 산자부 장관은 이에앞서 6일 오전 자동차 완성차업체 3사대표를
만나 하청 부품업체를 키우는데 적극 협력해줄 것을 당부한다.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틀을 다시 짜는 방안도 토론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이는 한국산업의 국제경쟁력과도 긴밀히 연결돼있어 산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번주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도 바쁜 한 주가 될 전망이다.

김우중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 유지와 관련, 회원사의 의견수렴을 지시함에
따라 손병두 부회장이 주요그룹들과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부회장은 발전선비.선박용엔진부문과 유화부문 빅딜에 대한 중재도 맡아
눈코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등 세계경제계의
거물들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 국내 재계인사들과의 활발한 교류가 있을
전망이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체크포인트 ]]

<> 5일 - 미국 FRB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 6일 - 부품.소재산업육성 대토론회

<> 7일 - 금융통화위원회, 10월 통화정책 방향 발표
- 대우 해외채권단 회의

<> 8일 - 담배인삼공사 상장

<> 주중 - 대우그룹, 자산실사 및 워크아웃방안 준비
- 국정감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