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3월.

SKC는 당시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선정한 "6시그마 프로젝트 베스트
10"에 뽑혔다.

전세계 5천3백여개 프로젝트 가운데 선정된 것도 놀라운 일이려니와
GE자회사나 해외법인이 아닌 GE납품업체로는 처음으로 베스트10에 뽑혀
화제가 됐다.

품질만큼은 세계 초일류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또하나 이같은 성과는 시그마 운동을 시작한지 불과 4개월만에 이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SKC수원공장이 6시그마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97년 4월.

경영기법과 사업현황 활동양상 등을 자체 분석한 결과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을 때였다.

점유율이 높지만 품질면에서 한단계 도약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SK 각사의 사업단별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수펙스커미티"는 7개월간의
검토끝에 GE와 모토로라 등이 벌이고 있는 6시그마 운동을 벤치마킹하기로
결정했다.

수원공장은 GE 플라스틱(GEP)에 필름을 납품하는 MTS(멤브레인 터치 스위치:
전자기기 스위치 기판에 사용됨)용 필름공정에 6시그마 개념을 적용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사적 차원의 6시그마 도입을 위한 파일럿(pilot)스터디로도
활용키로 했다.

목표는 열수축률을 6시그마 수준으로 높이는 것.

6시그마추진팀 황춘석 과장은 "당시 납품하던 필름의 열수축률은 0.6시그마
수준에 불과해 경쟁사의 3.4시그마에 비교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고 설명
했다.

전반적인 품질 분석작업을 시작했다.

품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을 찾아내기
위한 측정과 분석작업은 4개월간 계속됐다.

이를 통해 열수축률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를 알아내자 문제는 간단히
풀렸다.

아주 사소한 부분이 품질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프로젝트 4개월만에 MTS필름의 품질은 6시그마 수준에 도달했다.

데이터와 통계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6시그마의 기초적 원리를 실천한
결과였다.

필름품질이 6시그마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인정한 GEP는 당장 MTS필름에
대해 SKC에 독점공급권을 줬다.

연간 수만달러에 불과했던 이 부문의 매출이 98년 50만달러로 치솟았고
올해는 2백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어 GE계열사인 GE모터로부터도 독점공급권을 따내는 개가를 올렸다.

이같은 성과는 연구개발에서도 나타났다.

SKC는 특수용도로 사용되는 초극박필름 가운데 1.4마이크로m(1마이크로m는
1백만분의 1m)필름과 1.2마이크로m 필름 양산에 성공했다.

연말까지는 1.0마이크로m 필름 개발을 끝낼 예정이다.

SKC수원 공장장 황인범 상무보는 6시그마 조기정착의 비결에 대해 "무조건적
인 수용보다 우리의 조건에 맞는 비판적 수용이 요체"라고 설명했다.

실제 SKC는 6시그마를 현실에 맞게 개조한 SQMS(SKC Quality management
System)라는 혁신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현재 SKC는 6시그마운동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완벽한 인프라구축에
몰두하고 있다.

6시그마팀 황춘석 과장은 "6시그마라는 완벽한 품질을 영구적으로 보장받기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과 이를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며 SKC는 올해말까지 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작업은 결과데이터와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운영변수 데이터를
연계시키는 작업으로 모든 불량의 원인을 걸러내는 그물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작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와함께 SKC는 연말까지 기존의 경영기법과 6시그마를 통일시키는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SKC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서비스와 행정업무에 6시그마운동을 확대
적용하고 2002년까지 6시그마에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리고 이후 무결점을 향한 또다른 혁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대 SK의 다른 계열사들도 SKC의 성공에 자극받아 6시그마운동을 도입할
준비에 들어갔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