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기로에 서있다.

확실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 상승 추세로 돌아서느냐, 아니면 더 깊은
바닥으로 떨어지느냐가 이번주에 판가름날 공산이 크다.

그런만큼 이번주는 주식시장의 중단기 대세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1백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840~850선이 무너지면서 투매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세계 증시의 동요에다 국내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쳐있어 여기서 더 밀리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반등의 발판을 찾지 못할 경우 800선 붕괴는 물론 단숨에 750선까지 후퇴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증시관계자들은 말한다.

지난주말 장중 한때 800선까지 추락했던 주가가 막판에 오름세로 돌아서
830선을 회복했다.

일단은 상승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주말 주가를 오름세로 돌려놓는데는 투신과 보험등 기관투자가들의
대량 매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투신은 주가급락에 따른 주식형수익증권의 환매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적극 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2차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마련중이라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안정시키
는데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조정으로 기술적 지표들도 하락추세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
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상황을 속단하기엔 너무 이르다는게 증시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반등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외 변수가 너무나 유동적이다.

외국인의 매도가 쉽게 멈추지않을 전망이고 국제유가 상승도 부담이다.

특히 최해변수는 5일(미국 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FRB(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FOMC(공개시장위원회)회의다.

여기서 금리를 올리지않기로 하면 뉴욕증시가 안정돼 한국증시의 회복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리를 올릴 경우엔 한국증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 반등의 신호들 =기술적 지표들은 바닥권을 암시하고 있다.

먼저 20일 이격도는 90%로 반등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투지심리도도 40%로 반등을 시도하려는 모습이다.

거래량이 늘고 담배인삼공사 청약금 환불로 고객예탁금이 다소 늘어난 것도
우호적이다.

정부의 제2차 금융안정시장 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분위기 호전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시장 불안의 핵심인 투신사 문제를 포함시킬지 미지수이긴 하나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 회사채 차환발행, 금융기관들의 손실분담 조기확정, 공적자금 투입
등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리안정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가 채권안정기금 2차분에 이어 3차분을 이달 15일께 조성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금리의 하향안정세가 예상된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도 회복세가 뚜렷해 주가를 밀어올리려는
힘겨운 싸움에 적지 않은 힘이 될 전망이다.

<> 복병도 만만치 않다 =엔고의 기세가 누그러져 일본증시가 다소 회복추세
이긴 하지만 세계증시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증시는 여전히 불안하다.

미국 FOMC가 증권시장에 미칠 충격을 우려해 5일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유보할 관측이 우세했으나 지난주말 발표된 개인소득 개인지출 등에 과열조짐
이 나타나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유가상승도 부담이다.

급등세가 한풀 꺽이긴 했지만 물가인상등으로 우리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주식형 수익증권으로의 자금유입 감소로 투신의 매수여력이 충분지않다는
점도 문제다.

이런 악재들이 한꺼번에 부담을 줄 경우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했던 투신권도 환매사태에 대비해야 할 처지에 빠져 매수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주가전망 =증시 관계자들은 지난주말의 반등성공으로 일단 종합주가지수
는 단기 급락세는 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준리가 금리인상을 유보하고,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금융시장 안정대책
을 내놓는다면 추가적인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단기적으론 큰 폭의 반등가능성도 적어 보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 연준리가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해 있어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조만간 끝날 것으로 기대
하기 어렵다.

따라서 주가는 일단 800~850선의 박스권을 형성한뒤 다시 시장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국내외 변수들이 우호적으로 변하면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
850~900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투자전략 =증시관계자들도 이런 유동적인 상황을 감안, 당분간 신중한
자세를 보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심리다. 금융시장불안 유가급등 등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재료들이
새롭게 돌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도 아니다. 따라서 투자심리가 완전히 살아나기 전까지 당분간 낙폭 과대
우량주를 단기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

"엔화가 강세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투신권의 문제가 남아있다. 대세가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지만 본격적인
추세전환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반도체 유화 화섬등
실적호전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굿모닝증권 서준혁 연구원).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