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등 5대 그룹이 현지금융 방식으로 해외에서 빌린 돈은 모두
2백79억7천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금융은 해외지사,현지법인이 해외에서 외화를 직접 차입하거나 한국에
있는 본사가 해외에서 빌려 해외지사나 현지법인에 투입하는 경우를 말한다.

임채정 국민회의 의원이 3일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현지금융은
3백92억9천만달러로 작년말의 4백6억달러보다 3.2% 줄었다.

이중 5대그룹이 빌린 돈은 2백79억7천만달러로 전체의 71.2%를 차지,
98년말의 69.1%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

그룹별로는 대우가 86억5천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삼성그룹 65억9천
만달러, 현대 59억5천만달러, SK 38억6천만달러, LG 29억2천만달러 등이다.

대우는 98년말의 75억8천만달러에 비해 14.1%,SK는 34억7천만달러보다
11.2% 각각 증가했다.

반면 삼성은 작년말의 72억1천만달러보다 8.6%,현대는 62억7천만달러보다
5.1%, LG는 35억4천만달러보다 17.5% 각각 줄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전체 현지금융액중 국내본사가 아닌 현지법인이나
해외지사가 빌린 돈은 2백86억달러로 작년말의 2백81억달러에 비해 1.8%
증가했다.

또 조흥은행 뉴욕지점 등 외국의 한국계은행을 제외한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빌린 현지금융은 2백49억달러에서 2백42억달러로 2.8% 감소했다.

임 의원실 관계자는 "국내금융기관 외국지점에서 빌린 돈은 우리돈으로
갚을 수있고 상황에 따라 정부가 상환을 유예시킬 수 있기 때문에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경우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그룹별 현지금융액수가 공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일 기자 kbi@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