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터블형 스포티지의 지붕은 백악관 인턴사원의 옷보다 더 쉽게
벗겨집니다"

기아자동차가 잇단 이색광고로 미국시장에서 브랜드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 광고 문안은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인턴사원 르윈스키의 관계를 이용한
스포티지 신문 광고.

그러나 이 정도는 별게 아니다.

백악관이 문제를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아는 최근 또 다른 TV광고로 일부 단체로부터 잇단 항의를 받으며 인지도
를 높이고 있다.

얼마전 "Y2K(Yes 2 Kia)" 광고로 은행들과 한판 승부를 벌여 미국 소비자들
의 뇌리에 강한 이미지를 심은데 이은 "2탄 광고"다.

광고 대상은 세피아.

운전자가 10만마일 도로주행시험을 하면서 정치인과 죄수, 건설노동자 등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나 재미있는 경험을 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 광고의 주인공이 여장 남자인데다 남미산 야행성 포유동물인
아르마디요를 애먹인듯한 장면이 나온다는 것.

이 광고가 나가자 동성애 단체들과 동물보호 단체들이 항의 편지와 E메일,
전화를 퍼부으면서 현지법인인 KMA 사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재미있다는 고객들이 훨씬 많았지만 기아는 부작용을 우려해 광고를
중단했다.

KMA 박남호 과장은 "법적으로 모든 검토작업을 거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논란으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큰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고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과감한 광고전략을 통해
기아라는 브랜드를 미국 소비자들의 뇌리에 확실히 심어놓겠다"며 "물론
부정적인 효과는 사전에 모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이 광고에 앞서 "Y2K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은행에서는 돈을 찾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기아차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광고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광고가 나가자 미국내 모든 은행들이 반발해 은행연합회 회장이 직접
항의 공문을 보냈을 정도였다.

기아는 이같은 광고전략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판매가 22%나 늘어나 올해
전체적으로 12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