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선물이 29일 상장돼 거래가 시작됐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이 탐색전에 치중해 거래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았다.

부산의 한국선물거래소는 29일 국채선물의 거래량이 5백57계약, 미결제약정
은 2백64계약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거래는 최근월물인 99년12월물에 집중됐으며 2000년 3월물은 단 한건도
매매가 일어나지 않았다.

선물거래소는 "거래량이 많진 않았으나 거래 첫날인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수준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선물거래소는 또 "시장이 안정되려면 통상 1~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말께면 국채선물 하루거래량이 1만계약을 웃돌아 선물시장의 대표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물회사들은 국채선물이 활성화되려면 기관의 헤지(위험회피)수요와 개인의
투기수요가 동시에 일어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채선물은 현물수익률이 1% 변동할때 선물거래 1계약당 2백60만원의 손익이
발생한다.

국채수익률이 1%내리면 매수1계약당 2백60만원을 벌고 매도1계약당
2백60만원의 손실을 입는다.

이날 국채선물 99년12월물 가격은 97.00에 싯가가 형성됐다.

이는 선물거래소가 발표한 이론가격 97.25보다 0.25포인트가 낮은 수준이다.

전철환 한은 총재가 통화긴축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채권시장안정기금이 조만간 고갈될 것이란 보도가 이어져 가격은 내내
내림세였다.

오후들어 현물시장에서 국고채가 전날보다 0.2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가격은 급락,결국 96.27에 마감됐다.

차건호 선물거래소 상품개발팀장은 "현물수익률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선물가격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채선물 가격이 이처럼 하락한 것은 장래 채권수익률이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제일선물의 김응국 조사역은 "이날 채권시장안정기금에 접수된 채권매도
물량이 무려 1조원에 이르러 여유자금이 6천억원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는 투신사들이 채권매도 압박에 시달리고 있어
금리상승, 채권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2차 채권시장안정기금의 조성시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움직일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금리선물 상품인 CD금리선물 역시 이날 하락세를 보였다.

CD금리선물 99년12월물은 전날보다 0.23포인트 하락한 91.48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6천9백34계약으로 당초 국채선물 상장으로 거래가 급감할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다소 활발한 편이었다.

미국달러선물은 현물시장에서 원화가치의 하락에 따라 장중내내 오름세를
보였다.

원화가치가 내리고 있는 것은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달러옵션과 금선물은 여전히 거래가 지지부진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