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29일 오전 평양에서 남북이
처음으로 공동건설하는 실내체육관 기공식을 가졌다고 현대측이 전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현대측에서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과 농구 선수단 80여명이, 북측에서는 김용순 아태위원장,
송호경 부위원장, 강종훈 서기장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개막연설을 통해 "정 명예회장이 남북관계 개선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며 "이번 체육관 건설을 통해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이루자"
고 말했다.

정 회장도 기념사에서 "이 체육관은 명실상부한 남북간 체육교류의 전당이
될 것이며 민족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 보통강과 유경호텔 사이에 짓게 될 이 체육관은 9천여평 부지에
1만2천3백35석 규모다.

건설 기간은 2년.

건설비용은 총 5천7백50만달러로 현대가 3천4백20만달러, 북측이
2천3백30만달러를 각각 부담하며 현대는 설계와 기술 자재를, 북측은
노동력과 시공 골재 등을 맡게 된다.

이날 착공식을 계기로 양측은 내년 3~4월께 서울에서 북한팀을 초청,
농구경기를 갖기로 했으며 체육관 완공이후 농구 외에도 배구 탁구 등 교환
경기를 실시하고 설날 등 명절에는 씨름과 민속농악 등도 교환 실시키로
했다.

현대는 이를위해 남측 민관을 통틀어 처음으로 최대 40명이 머물 현장
사무소를 현지에 두고 남측과의 통신망도 설치할 예정이다.

북측은 최근 현대에 이 체육관 명칭을 "평양 아산 정주영 종합체육관"으로
하자고 제안한 바 있어 향후 이 명칭으로 불리게 될 전망이다.

기공식후 현대와 아태 관계자들은 금강산사업과 서해안공단 건설에 관해
협의했으며 오후에는 평양농구관에서 열린 통일 농구대회를 참관했다.

정 명예회장 일행은 이에 앞서 지난 28일 농구대회 관람후 김 위원장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고 백화원초대소에서 방북 첫날밤을 보냈다.

한편 이날 평양에는 오전 일찍부터 비가 내렸으나 기공식장에서는 이를
두고 "오랜만에 단비가 내려 좋은 징조"라고 자축하는 분위기였다고 현대는
전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