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기간중인 지난 25일 예술의전당은 온통 잔치집 분위기였다.

오페라 "나비부인"이 가을 오페라페스티벌의 스타트를 끊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오페라극장을 가득 메운 1천8백여명의 관객들도 열기를 더했다.

오페라극장만 뜨거웠던 것은 아니다.

지난 17일부터 막을 올린 젊은 대중예술인들의 축제인 "독립예술제99"가
가을밤의 흥겨움을 더해줬다.

오페라를 보고 나온 관객들이 만남의광장에 마련된 공연장으로 다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예술의 전당(展堂)이 "전당(全堂)"으로 바뀌고 있다.

고급예술 공연장으로 인식돼 있는 예술의전당에 대중예술공연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

발라드는 물론 정통 록음악과 대중적인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연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올들어 공연된 대중예술 장르는 "언더록 페스티벌"(5월), "부활과
서울발레시어터 콘서트"(6월), "유희열 콘서트"(8월), "김경호와
윤도현밴드의 씨네 라이브"(9월초) 등.

"프린지(fringe) 페스티벌"(특별한 제한없이 참가작을 모집하고 공동기획
으로 만들어가는 페스티벌)이라 볼 수 있는 "독립예술제99"도 26일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대중음악공연이 인기를 끌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계기가 된 공연은 유희열 콘서트.

이틀간 전석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1천2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객석과 1백여평의 무대를 가진 공연장으로
탈바꿈한 야외극장도 대중예술공연 활성화에 힘을 발휘하고 있다.

씨네 라이브를 기획한 공연기획사 쿨 엔터테인먼트의 김상우씨는 "야외
공연장이지만 어느 정도 폐쇄된 느낌이 드는 데다 경치와 분위기도 훌륭하다"
고 말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다양한 문화장르를 포괄하고 젊은이들의 문화적
욕구와 실험정신을 살려나간다는 예술의전당의 공연기획방침도 이런 분위기를
살려가는 데 한몫하고 있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