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본 추석 민심은 "분위기는 좋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김성재 청와대 민정수석은 27일 추석 전후로 종교계 시민단체 학자 등 여론
주도층을 만나고 사회복지시설 민생현장 등을 둘러본 뒤 "큰 방향에서
(청와대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로 돌아서는 전기를 맞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김 수석은 그러나 "총론은 좋지만 아직 각론에는 더욱 신경써야 할 단계"
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국정개혁과 관련한 민심에 대해 "오피니언 리더들의 공동된 견해는
정부가 보다 자신감을 갖고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있어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여력이 생겼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김 수석은 "장관부인 옷로비 의혹사건 이후 밀리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대우그룹 사태와 관련한 처방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방향과 상반된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수석은 "전문가와 학자들은 대우그룹사태와 관련한 경제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우그룹문제에 대해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견해와
그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뉘어져 있으나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살릴 기업은 살리고 정리할 기업은 정리하는 조치가 빨리 이뤄져야 하며
시간을 끌면 문제가 더욱 커진다는 것이 다수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재경부 금감위 등은 대우그룹사태를 처리할 특별기구
설치와 산업합리화조치와 같은 특단의 대책을 쓰는데 대해 부정적인 시각
으로 일관하고 있다.

외국채권단과 연관되어 있는등 문제가 여간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권의 신당창당과 합당문제에 대해서는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치권의 불신을 해소시켜 줄 정도의 개혁신당이 있어야 한다는데는 공감
하는 분위기였다.

김 수석은 "종교계 시민단체 지도자들은 지금과 같은 수준(현재의 국민회의
와 자민련)의 합당에는 부정적인 시각이었다"며 제1당의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물리적인 합당에 여론이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당문제도 이구동성으로 "국민회의 의원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신당에
합류하는 형식이면 몰라도..."라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신당에 바라는 기대는 경제안정과 개혁을 추진할 정당이었다.

김 수석은 이러한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도가 최근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는 "장관부인 옷로비의혹사건이 불거진 5.6월 바닥을 친뒤 8월부터
호전되기 시작해 최근에는 조사기관에 따라 5~10%포인트씩 호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60~68%의 지지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이와관련, "대통령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하는
것 같다"며 "영남권에서도 반 DJ에서 비 DJ로 전환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