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서 본청국장 지방국세청장 등 고위직을 지낸 거물급들이 잇따라
세무사로 개업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 6월 황수웅 당시 대구지방국세청장이 국세청 차장
으로 내정되자 한꺼번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던 사람들이다.

행정고시 14회인 황차장보다 행시회수 및 경력 면에서 앞서있던 이들은
국세청 조직질서를 지키고 후배 공무원들에게 승진기회를 주기 위해 사표를
던졌다.

박래훈(58) 전 국세청 직세국장은 최근 서울시 은평구 응암1동 은경빌딩
304호에 세무사사무소를 열었다.

63년 국세청에 들어가 안동세무서장 대구지방국세청장 등을 거쳤으며
직접세 분야에서는 최고의 이론가이자 실무관료라는 평을 받았다.

비고시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차장 물망에 올랐을 정도로 후배공무원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웠다.

오문희 전 국세청 징세심사국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프라자 802호에
세무사사무소를 개업했다.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0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서울지방국세청 간세국장을 비롯해 대전지방국세청장 광주지방국세청장
등을 역임했다.

장준환 전 경인지방국세청 징세조사국장과 황규종 전 국세공무원교육원장,
김종근 전 중부지방국세청 간세국장도 박국장 오국장 등과 함께 명예퇴직했던
케이스.

장 전국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원혜빌딩 5층에 사무소를 오픈했다.

9급공무원으로 출발해 강릉세무서장 국세청 조사3과장 등을 거쳐 실무에
밝다는 평이다.

황 전원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프라자 1006호에 사무소를 냈다.

예산세무서장 국세청 감사과장 등을 거쳤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세원빌딩 2층에 사무소를 마련한 김 전국장은
충주세무서장, 광주지방국세청 징세조사국장 등을 지냈다.

이들 외에 예전에 퇴직했던 고위 세무공무원들도 최근 세무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95년 2월 퇴임한 이정옥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애니텔빌딩 301호에 사무소를 열었다.

이목상 세무공무원교육원장(98년7월 퇴직)은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성진빌딩
8층에, 배종규 전 국세청 징세심사국장(93년 6월 퇴직)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성지하이츠 607호에 각각 사무실을 마련했다.

국세청은 최근 "성역없는 조사"를 강조하며 재벌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세청 고위직을 지내 막강한 영향력과 실무능력을 갖춘 이들의
몸값은 당분간 상한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