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 미국 대통령 >

세계는 새 밀레니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20세기 마지막 유엔총회에서 우리는 미래를 알기 위해 많은 것들을 가르쳐준
지난 세기를 돌아본다.

지난 1백년간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이룩했다.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는 법과 인류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았다.

또 인간 유전자의 미스터리, 전세계가 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 정보
혁명을 이뤘다.

우리는 유엔과 다른 국제기구들을 통해 인류가 하나의 가치와 이해를 위해
뭉치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이고 물질적인 진보에도 불구하고 20세기는 탐욕과 힘의
남용, 그리고 피끓는 증오와 돌처럼 차가운 가슴에서 비롯된 인간성 상실등
깊은 상처를 입기도 했다.

금세기에 이뤄진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위험은 극도로 커지고 있다.

막강한 군대들은 가난을 구제하고 환경을 보호해 세계 경제가 인간의 얼굴을
갖게 하려는 이성적인 노력에 여전히 저항하고 있다.

원시적인 인종주의와 민족적 그리고 종교적 우월주의는 현대식 무기와
테러리즘과 결합, 역사가 이뤄놓은 인류의 거대한 발전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희망과 함께 아직 해답을 구하지 못한 질문들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그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새 밀레니엄에도 각국은 인종과 종교적인 분쟁으로 분열될 것인가.

각국은 테러리즘의 위협을 계속 받게 될 것인가.

우리는 대량 살상 무기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인가, 반대로 후세들에게
핵이나 화학및 세균 무기로부터 살아남는 법을 가르칠 수밖에 없게 될 것인가

세계주의는 공통된 번영을 가져올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분열된 세계를 더 쪼개 놓을 것인가.

인류는 과학과 기술을 경제 성장및 환경보호에 이용할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20세기의 놀라운 진보가 이러한 질문들에 답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에게 올바른 답을 얻어낼 수 있는 지식과 연구라는
수단을 주었다.

우리가 바른 답을 얻을 수만 있다면 새 밀레니엄은 단순히 숫자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평화와 번영과 자유로 가는 문이 열리는 진실로 새로운
시대가 될 것이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나는 새 밀레니엄을 맞아 지구촌이 해결해야 할 3가지
과제를 제안한다.

빈곤과 질병을 퇴치하고 내전및 민족분규를 종식하며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난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공동의 번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방적인 무역체제를 확고히 해야 한다.

전 인류중 일부라도 세계 경제의 발전에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하자.

글로벌리즘은 본질적으로 분열이 아니다.

개방적인 무역과 신기술은 진보의 엔진이다.

무역과 신기술로 세계 각국은 자신들의 노력과 창의력의 열매를 세계시장에
팔아 부를 쌓을 수 있도록 했다.

교육에 대한 적절한 투자를 통해 개발도상국들은 세계시장의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자본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내전및 민족분규를 종식시키려면 유엔과 각 회원국이 코소보나 동티모르
사태와 같은 대량살상을 중단시키기 위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함께 행동하고 서로를 지지하며 집단책임을 방기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지역 국가들이 대량살상 방지를 위해 집단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

이와함께 새 밀레니엄에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 무기가 사용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세계안정에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있는 이라크가 군비를 재건하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

지금 약 60억명의 인구중 13억명이 하루에 1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연명해
가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안전한 물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4천만명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

이는 2차대전을 통틀어 죽은 사람과 같은 숫자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열린 시장이 우리가 퍼뜨리고 싶어하는 풍요와 약진을 가져온다는
사실에서 새로 출발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전세계가 금융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미국이 기록적인 무역
적자를 감수하면서 시장개방을 지켜온 이유이다.

또 우리가 오는 11월말 열릴 세계무역기구(WTO) 총회에서 소비자와 근로자의
복지 보장을 골자로 한 새로운 무역라운드를 시작하려는 이유이다.

자유 무역과 원조 중 어느 하나만 선택해서는 안된다.

둘다 인류에게 필요하다.

이 중 원조는 원조를 받는 정부가 국민을 위해 원조금을 투자하는 나라들
에만 주어져야 한다.

또 버거운 빚에 쪼들리고 있는 나라들도 도와야 한다.

< 정리=김용준 기자 dialect@ >

-----------------------------------------------------------------------

<>이 글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21일 제54차 유엔총회에서 행한
기조연설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