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배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자 가장 큰 환호성을 지른
것은 무명 가수들이었다.

대형 음반업체에서 곡을 취입하지 않고도 자신의 곡을 퍼뜨릴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신생 인터넷 기업은 수천, 수만의 무명 뮤지션들의 설움을 씻어
주기 위해 온라인 음악과 전통 음반산업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할 웹 사이트를
열었다.

사이트 이름은 개리지밴드 닷 컴(www.garageband.com).

차고에 드럼과 앰프를 갖다 놓고 맹연습을 하며 성공을 꿈꾸던 60~70년대의
미국 젊은 뮤지션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다.

이 사이트는 재능있는 무명 가수나 그룹을 발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개리지밴드 닷 컴은 무명가수나 그룹이 자신의 곡을 올릴 수 있는 곳이다.

자신이 녹음한 곡을 MP3파일로 올려 원하는 사람은 그 파일을 내려받아
들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선 여느 인터넷 음악 사이트와 다를게 없다.

그러나 이 사이트는 방문객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곡은 정식 취입해 준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무명의 설움을 씻으려는 미국 뮤지션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무명 뮤지션들이 네티즌으로부터 1차 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면 곡을
들어줄 사람을 끌어들여야 한다.

개리지밴드 닷 컴은 디지털 청중 투표제도를 곧 시행해 이 문제를 해결할
작정이다.

사이트에 올라온 곡들을 열심히 내려받아 듣고 인기투표에 참가한 사람들
에게는 실적에 따라 라이브공연 입장권이나 스튜디오 방청권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인기투표에서 상위에 랭크된 곡들은 정식 음반으로 만들어져 현실 음반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이 사이트에 음악을 올리는 절차는 간단하다.

곡을 MP3 파일로 만든 다음 "업로드(upload) 뮤직" 메뉴에서 파일을 첨부
하면 된다.

단 곡을 올리려면 이용자로 등록해야 한다.

등록은 무료며 전자우편 주소와 연락처 등을 남겨야 한다.

음악취향과 같은 간단한 설문도 등록과정에 있다.

음악을 듣기 위해서도 똑같은 등록절차를 밟아야 한다.

개리지밴드 닷 컴 회장인 지토는 "온라인 음악을 지나치게 옹호하는 사람들
은 전통 음반회사들이 머지않아 쇠퇴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전통 음반
회사들이 마케팅과 프로모션, 그리고 음악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 엄청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터넷을 통해
재능있는 가수를 발굴해 전통 음반회사들과 인연을 맺어 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리지밴드 닷 컴은 뮤지션들의 커뮤니티로 급성장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음악 애호가들도 당연히 찾게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이트가 내건 캐치프레이즈 "by musicians, for musicians"는 바로
이런 뜻이다.

이 사이트는 실리콘밸리의 기업가인 톰 지토와 아만다 래드로움, 록 그룹
토킹 헤즈의 멤버였던 제리 해리슨 등 세 사람이 만들었다.

래드로움은 올해 아메리카온라인(AOL)에 넘어간 넷스케이프의 임원이었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