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이사철에 인구 1백명당 5.4명이 주소지를 옮겨 95년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이사를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부동산 거래가 거의 끊겨 이사를 하고 싶어도 못했던 사람들이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면서 대거 집을 옮긴 것이다.

또 외환위기 직후 살기가 힘들어 수도권을 빠져나갔던 사람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수도권에 몰려드는 양상도 나타났다.

통계청은 1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4분기 인구이동 집계결과를 발표
했다.

<> 인구이동 4년만에 최다 =지난 4-6월에 읍.면.동 경계를 넘어 주소를 옮긴
사람은 총 2백52만5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만8천명(29.7%)이나
늘어났다.

인구 1백명당 이동자수를 나타내는 총이동율은 5.4%를 기록했다.

이는 95년에 일산 분당 등 신도시 건설로 인구이동이 급증했던 때 이후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에는 이사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사람들이
많았다"며 "올들어 부동산 거래가 되살아나 이사철에 많이 옮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난 5월부터 기존 주민등록증이 새롭게 바뀌면서 현재 살고 있는 장소로
주민등록지를 바꾼 것도 인구이동률이 급증한 데 한몫한 것으로 풀이했다

<> 수도권 인구집중 심화 =작년에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빠져나간
사람이 수도권으로 이사온 사람보다 1천명 많았다.

외환위기로 수도권에서 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올 2분기에는 수도권 전출자가 13만4천명, 전입자가 14만4천명으로
1만명이 순유입됐다.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자 상대적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수월한 수도권으로
몰린 탓이다.

부산지역에서 가장 많이 수도권으로 옮겨갔고 그밖에 대구, 광주, 울산 등
대도시에서도 인구이동이 많았다.

반면 작년에 통계청 등 정부기관이 들어선 대전지역과 광주 등 주변 대도시
가 광역화하면서 신규아파트가 들어선 전남지역으로는 인구유입이 늘었다.

전국 2백32개 시.군.구 중에서 인구유입이 가장 많은 지역 1위는 재개발이
많았던 서울성동구, 2위는 "주민등록 옮기기 애향운동"이 전개된 전남완도군
이 차지했다.

작년에는 경기수원시와 부산해운대구가 1,2위였다.

<> 남자보다 여자가 주소지를 더 옮겨 =여자 1백명이 주소를 바꿀 때 남자는
96.5명이 주소를 바꿨다.

남자보다 여자가 주소를 더많이 옮겼다는 뜻이다.

외환위기 이후 생긴 현상이다.

외환위기 이후 생활형편이 어려워지자 가정주부들이 식당, 놀이방 등 직업
현장으로 뛰어든 결과다.

연령별로는 20~30대 연령층이 총이동자의 49.6%를 차지한다.

학업 취업 결혼 등으로 가장 활발히 옮겨다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 김병일 기자 kb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