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던 것들이 있다.

색색의 두툼한 털목도리, 커다란 귀마개가 달린 둥그런 털모자, 꼬불꼬불
꽈배기가 몽실대던 큼직한 스웨터, 추운날 손을 따뜻이 감싸주던 벙어리
장갑...

바로 어머니들이 정성스레 떠주던 손뜨개 작품들이다.

솜털이 보르르하던 털실이 반질반질 윤이 날 때까지 떴다 풀고 또 다시
떴다가 풀고...

해마다 어머니가 실타래로 밤새워 뜨던 것은 털옷이 아니라 살뜰한 자식사랑
이었을 터다.

"신세대 손뜨개 디자이너 송영예의 너무 쉽고 예쁜 손뜨개"(동아일보사,
9천 5백원)는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뜨개질 가이드다.

서점가에 나와있는 뜨개질책들은 상당수가 일본 책을 그대로 베낀 것들이
많다.

반면 "신세대..."는 작품 하나하나를 직접 떠가면서 그림으로 그리고
계산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적으로 제작했다.

바늘 쥐는 법에서 게이지 내는법, 각종 무늬뜨기 마무리까지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초보자도 특별한 강습없이도 그대로 따라하면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유행을 타지않으면서도 세련된 작품들을 엄선했다"는 게 저자의 설명.

올 겨울엔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따뜻한 스웨터 하나쯤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