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과 잦은 설계변경,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인한 사업비 축소 등
온갖 시비와 우여곡절을 겪었던 경부고속철도 공사가 본궤도에 접어들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고속철도공단 등은 지난해 7월31일 고속철도 건설의
최종수정안을 확정하고 공사를 진척, 시험구간 운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 공사진행 상황 =고속철도 건설사업에는 지난 7월말까지 총4조4천억원이
투입돼 35.8%의 공사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천안~대전에 위치한 57.2km 시험선구간은 89%가 완공됐다.

오는 12월부터는 시험운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반공사는 21개 공구중 대구 연결선 공구를 제외한 20개 공구에서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용지는 총3백94만평중 86.5%인 3백41만평을 매입해 놓고 있다.

총 46편성의 차량중 프랑스 현지 제작은 12편성.

국내에 이미 들여온 4편성은 현재 창원공장에서 조립.시험중이며 나머지
8편성도 2001년초까지 순차적으로 반입될 예정이다.

34편성은 현대정공 창원공장에서 지난 98년 10월부터 제작에 착수해
2001년~2003년에 걸쳐 인수한다.

이밖에 전력공급을 위한 변전소는 10개소중 시험선 구간내의 신청주변전소를
완료했으며 나머지 구간에서는 2002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 경부고속철의 효과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여객 수송능력이 현재의
3.4배인 1일 52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기존 경부선을 이용하던 철도여객이 고속철도로 전환됨에 따라
화물수송능력이 현재의 7.7배 수준으로 늘어나 연간 3백만개의 컨테이너를
실어나를 수 있게 된다.

고속철도로 교통인구가 분산됨에 따라 고속도로 통행량도 감소돼 시간비용과
운행비 절감 등 연간 2조4천억원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구분산 및 기업의 지방이전 등 지방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일본의 경우 신칸센이 통과하는 중소도시의 인구가 70년~85년에 10%
늘어났으며 기업설립도 같은 기간 30% 이상 증가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정보가 지방으로 신속하게 파급되고 지방에서 생산되는
정보와 재화 역시 전국에 빠른 시간내에 도달하게 된다.

또 관광객 증가도 예상된다.

일본에서는 신칸센이 통과하는 현의 정보송출량이 75년부터 10년간 25%
늘어났으며 하나마키 온천은 78년 신칸센 개통 이후 10년만에 관광객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술.산업적 효과도 크다.

토목기계 전기 신호분야 등의 첨단기술이 복합된 종합시스템인 고속철도의
기술을 이전받음으로써 산업기술의 선진화가 촉진돼 기술경쟁력이 한차원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고속철도 시스템의 기술이 도입되면 일반 철도와 지하철 경전철 등
대중교통수단의 종합설계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고속주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공기역학 기술은 항공기 자동차 유도미사일
등 고속으로 이동하는 차체의 형상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

광섬유를 통한 데이터 전송기술은 근거리 및 원거리통신망 등 부가가치
통신망 구축에 기여하게 되며 교통과 터널 등 구조물이 고속열차 주행 때
받게되는 영향에 대한 기술구조물의 설계 능력도 향상된다.


<> 고속철도의 장점 =고속철도는 4차선 고속도로나 재래식 복선철도보다
수송효율이 약 2~3배 우수하다.

자동차나 항공기에 비해 에너지 소모율은 19~24%에 불과하다.

또 이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도 현저하게 적어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토이용 측면에서도 고속철도는 상당히 효율적이다.

단위 수송능력당 소요부지가 4차선 고속도로의 29%에 불과해 토지이용의
효율성이 높다.

교통사고 감소효과 등 안전성 측면에서도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월등하다.

고속철도는 이밖에 항공기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목적지에 근접할 수 있고
기존 철도의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 장유택 기자 ytch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