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화순 < 대전시 서구 탄방동 >

"이 세상이 결코 삭막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금상을 받은 주부 김화순씨는"큰 곤경을 겪었던 우리 가족뿐 아니라 그동안
도움을 아끼지 않았던 이웃들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김씨는 IMF 경제위기로 남편이 실직한후 온갖 고생을 다하며 물질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값진 교훈 하나를 얻었다.

바로 이웃들의 사랑과 정이었다.

김씨는 특히 "남편의 실직으로 살길이 막막했을때 학생들의 등교를 도와
주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봉고차를 선뜻 빌려준 친구의 도움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그동안 마음 한 구석에 쌓여진 "잘 사는" 이들에
대한 서운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세상사람들이 모두 힘겹게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는데 좀더 나은
형편에 있는 사람들이 곤경에 처한 이웃의 심정을 헤아려 주지 못할 때는
정말 가슴이 아려왔다"

지금은 대전에서 남편과 함께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가장
힘든 것은 남의 시선을 이겨내는 것이었다"며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새벽
3~4시에 일어나 우유 신문 배달을 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두번 다시 이같은 경제위기가 닥쳐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라며
"정부나 기업하는 사람들이 나라경제를 알뜰살뜰 꾸려가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서울역 주변에 또 다시 노숙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김씨는 "위기를 기회로 삼은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전해져 이들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용기를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에 받은 상금 3백만원을 식당을 넓히는데 쓸 작정이다.

그리고 그중에 조금이라도 떼어 그동안 도움을 준 이웃들과 작은 잔치라도
열고 기쁨을 같이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