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안임 <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

"2년후 남편과 함께 조그만 빵집을 차리는 꿈을 꾸면서 오늘의 어려움을
참고 견뎌내고 있습니다"

"IMF극복 주부생활체험수기 공모"에서 대상의 영광을 안은 주부 서안임씨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얼떨떨했다"며 "일본에서 고생중
인 남편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서씨는 "그동안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되도록 내색을 하지 않아
이웃들도 사정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사실이 알려지게 돼 쑥스럽다"고
덧붙였다.

IMF 경제위기가 터진후 최근까지 가장 힘들었던 기억에 대해 묻자 서씨는
눈물부터 글썽거렸다.

"남편이 실직한 상태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남편이 보증을 서준 과거
직장 상사가 부도를 내 8천만원 가량의 빚더미에 앉았을 때는 정말 앞이
캄캄했다"며 서씨는 어려웠던 때를 회상했다.

"또 아이들과 함께 아파트단지 내의 재활용품을 모아 놓은 곳에서 쓰다
버린 장난감과 옷들을 뒤질 때는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울먹였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절약정신을 가르쳐 준다는 심정으로 수치심
을 극복했다고 서씨는 덧붙였다.

서씨는 "지금 일본에서 제빵기술을 배우고 있는 남편이 하루빨리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함께 조그만 빵가게를 여는 게 앞으로의 소망"이라며 "남편이
걱정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열심히 생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봉제공장의 단순근로직 등 지금까지 안해본 일이 없다는 서씨는 현재 부업
으로 집에서 가죽앨범을 조립하면서 버는 월 30만원으로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서씨는 나중에 남편의 빵가게를 돕기 위해 구청 등에서 무료로 열고 있는
제빵 연수프로그램에도 다녀볼 생각이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웃들에게 서씨는 "참고 견뎌내는 정신력이 중요하다"
며 "남을 의식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기는 법"
이라고 강조했다.

서씨는 상금으로 받은 5백만원을 얼마전 교통사고를 당한 친정아버지의
병원비와 일본에서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쓸 계획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