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지퍼업체인 일본 YKK가 한국 투자법인의 생산시설을 크게
늘리려 하자 국내 지퍼업체들이 연쇄도산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화스나조합과 기협중앙회에 따르면 YKK는 한국YKK에 총 5천만달러를
투자해 평택에 연건평 6천4백평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

국내 지퍼업계는 이같이 증설이 이뤄지면 YKK의 시장점유율이 현재의
28%에서 70%로 늘어나 상당수 국내업체들은 휴폐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의류 가방 스포츠용품 등 지퍼를 사용하는 업체 대부분이 YKK에
예속되는 등 심각한 파장이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지퍼업체들의 단체인 화스나조합은 경기도에 적절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등 각계에 진정서를 내고 있다.

이들은 YKK의 증설규모를 축소하거나 생산분중 일정비율에 대한 수출
의무부과 내수판매시 덤핑방지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배중대 화스나조합 이사장은 "YKK는 지난 80년대 중반에도 덤핑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해 국내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이런 방식을 통한 시장
지배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YKK의 김상욱 상무는 "지난 15년동안 증설을 못하다보니 한국업체들이
외국 YKK로부터 수입해 쓰는 물량이 연간 1천6백만달러가 넘는다"며 "수입
대체와 수출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내 지퍼업체들은 내수공급과 함께 연간 1억달러이상을 수출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종업원 30~50명의 중소기업이다.

이들은 YKK의 한국시장 지배를 막기 위해 반덤핑제소와 더불어 고유업종
지정증설억제감시 등 다각적인 노력을 10년이상 펴왔다.

김낙훈 기자 nh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