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는 절에서 대중을 불러모으거나 급한 일을 알리는데 사용되는 도구다.

금속으로 만든 일종의 타악기로 쇠북이라고도 부른다.

대개 얇은 북이나 징과 같은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한쪽은 막히고 다른 한쪽은 터져서 속을 비게 만든다.

막힌쪽을 방망이로 쳐서 소리를 낸다.

흔히 고리가 두개 또는 세개가 있어 달아맬 수 있도록 고안됐다.

표면은 여러가지로 문양을 장식하고 측면에는 문장이 새겨져 있는게
일반적이다.

측면에는 제작연대, 소속사찰의 이름, 관계자 성명, 무게, 발원문 등이
새겨져 있어 귀중한 역사자료가 되기도 한다.

보통 청동 금 은 철 등으로 만들어졌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많이 제작됐으며 오늘날까지도 일반사찰에서는 의식도구
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함통육년명금고(국립중앙박물관 소장)는 신라시대에 제작된 것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이다.

앞이 평평하고 뒤가 터진 통 모양의 북이다.

표면에는 여러줄의 동심원을 새겼다.

하지만 동심원이 약간의 변화를 가지고 배열됐을 뿐 별다른 장식이 없는게
특징이다.

측면의 중심에 굵은 줄을 쳐 좌우를 구분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유물은 또 대형 금고는 아니지만 비례가 적절해 더욱 가치가 높다.

동심원 문양은 정교하지 않고 오히려 거칠다.

그러나 보는 이로 하여금 장중하면서도 예스러운 품격을 느끼게 한다.

측면 한쪽에 "함통육세을유"란 문장이 기록돼 있어 신라시대 경문왕 5년인
865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높이 10.6cm, 지름 32.8cm.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