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대북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이 북한에서는
"Y2K"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금강산 관광 사업을 성사시킨 실무주역으로 누구보다 북한측
인사들과 잦은 접촉을 해온 김 사장은 애당초 "돌머리"로 불렸다.

협상과정에서 북한측의 요구가 지나칠 경우 언제라도 단호하게 거부해
붙여진 별명이다.

북한측은 "왜 우리 요구를 안받아들이는지 모르겠다. 머리가 나쁜 모양"
이라며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

그러나 지난해 금강산 관광사업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북한측은 김 사장을
"금강석(다이아몬드)"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수용하기 어려울 것 같았던 북한측의 요구를 척척 받아넘기자 북측 관계자들
은 "머리가 좋은 모양"이라며 별명을 바꾼 것이다.

또 "금강산 사업을 하면서 머리가 좋아진 것 아니냐"는 농담도 건넸다.

그러나 요즘에는 다시 "Y2K"로 변했다.

김 사장의 영문 이니셜 YK에 2를 집어넣어 "컴퓨터의 2000년 연도인식 오류"
를 뜻하는 "Y2K"로 부르고 있다는 것.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맞게 북한측의 요구에 대응하다보니 북한 입장에서
볼때는 머리가 좋은건지 나쁜 건지 헷갈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이다.

북한이 남측 인사에 별명을 붙여준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를 두번씩이나
바꾼 것을 보면 김 사장에 대한 북한측의 관심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