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령 임시정부로 추정되는 건물과 안중근 단지동맹 결성지가 최초로
확인됐다.

또 러시아에서 최초로 조직된 정부인 대한국민의회가 발표한 3.1독립선언서
한글본과 안중근 추도가, 임시정부 국무총리였던 이동휘의 애국저금권 등
연해주지역 한인독립운동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도 함께 발견됐다.

광복회 독립기념관 고려학술문화재단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지난달 28~31일
연해주지역 항일독립운동 전적지에 대한 답사와 자료수집을 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조사단은 러시아지역 한인독립운동과 3.1운동을 주도한 전로한족회
대표자회의 개최지 및 전로한족회중앙총회 건물이 현재 체체리나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중앙총회 기관지 청구신문의 발간지도 같은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중근 의사가 조직한 단지동맹의 결성장소는 크라스키노 쥬하노프카 마을
앞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또 1919년 3월17일 블라디보스톡 만세운동 당시 박은식 선생이
작성해 배포했던 3.1독립선언서 한글본도 입수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한문본, 일본어번역본, 러시아어본 만이 남아있었다.

이 선언서에는 대한국민의회 문창범이란 표기가 있어 당시 그가 중요한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이밖에도 조사단은 극동문서보관소에서 "대한의사 안중근 추도가"를
발굴했다.

이동휘가 애국저금단에 저금한 내용을 보여주는 문건도 찾아냈다.

조사단 관계자는 "그동안 상해에서 조직된 대한민국임시정부에 연구가
집중돼 러시아지역 한인독립운동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왔다"면서
"이번 유적지 발견이 균형잡힌 민족운동사 연구가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