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세번째의 통신.방송용 상업위성인 무궁화 3호의 성공적인 발사는
정보통신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없어서는 안될 인프라 확충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정보이용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농어촌 및 산간오지에서도 고품질의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할수 있게 됐다고 한다.

특히 이번 무궁화 3호는 한반도지역에 서비스가 국한된 기존 1,2호와는 달리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용량일뿐 아니라 가변 빔 안테나를 이용해 서비스범위를
동남아 전역까지 가능케 함으로써 국내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외국의 위성
방송사업자에 대응할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궁화 3호위성이 그같은 멀티미디어 시대의 선도적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수 있을지를 검토해 볼때 기대보다 오히려 걱정이 앞서는 것 또한
현실이다.

지난 95년과 96년에 쏘아 올린 무궁화 1,2호 위성은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못한채 수명을 다하거나 반쪽기능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약 3억2천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쏘아 올린 위성들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것은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국민경제의 막대한 낭비가 아닐수
없다.

무궁화 위성 3호도 현재의 여건하에서는 전철을 밟지않을 수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다.

일반사업자들이 위성방송을 할수있는 근거법인 통합방송법이 이해상충과
방송개혁방안 등과 맞물리면서 지난 95년이후 국회에서 논란만 계속될뿐
통과가 미뤄지고 있어 위성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발사에 성공한 무궁화 3호 위성의 투자규모는 2억1천만달러가 넘는다.

우리 돈으로 2천5백억원에 가까운 거액이다.

그런데 주요기능의 하나인 위성방송에 활용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에
가깝다.

사실 방송법이 지금 통과된다 하더라도 방송사업자 선정과 시험방송등의
절차를 거치자면 족히 1년은 넘겨야 제기능을 할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발사순간 이미 막대한 비용을 우주공간에 버리기 시작한 셈이다.

통합방송법의 조속한 입법등 제도적 기반을 하루빨리 갖추는 것이 낭비를
줄이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사실을 이해당사자는 물론 정치권이 절실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정치적 이해상충으로 국민부담이 늘어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초고속 멀티미디어 시대의 구현은 결코 하드웨어의 확대만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제도적 기반정비와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 무궁화 3호위성의 성공적인 발사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그 활용방안을 강구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