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어지러운 걸 보니 아무래도 빈혈인 것 같아요. 빈혈약을 먹어야
할까 봐요"라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같은 인식과 달리 어지럼증은 귓속에서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의 이상, 뇌혈류의 이상 등에 의해서도 많이 일어난다.

빈혈은 혈액속에 적혈구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 산소운반 능력이 떨어져
생기는 것으로 아주 심각할 때만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실제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운데 빈혈인 경우는 5%를 채 넘지
않는다는 임상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전정기관의 이상으로 오는 어지럼증은 진단과 치료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뇌로 공급되는 혈관의 내벽에 노폐물이 침착돼 마치
도로상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난 것처럼 혈류의 진행이 방해되고 어지럼증이
생기는 것이다.

허혈성 어지럼증은 대개 머리가 맑지 않고 무거우며 두통 메슥거림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단순히 빈혈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잠재적인 중풍(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허혈성 어지럼증을 경험한 환자의 상당수에서 중풍이 야기된
임상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따라서 허혈성 어지럼증의 경우 일단 뇌혈류초음파검사(TCD)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TCD를 이용하면 뇌혈관에 흐르는 혈류의 속도와 혈류를 막는 장애요인을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특수현미경을 이용해 살아있는 혈액의 상태를 관찰하는
생혈액검사를 해보면 혈액의 산소운반 능력을 확인해볼 수 있다.

일단 허혈성 어지럼증으로 진단되면 약물치료를 하는데 오약순기산
익기보혈탕 순기활혈탕 등이 주로 처방된다.

환자의 체질과 병증에 따라 각기 편차를 보이기는 하지만 약물을 3개월 정도
복용하면 증상이 확연하게 개선된다.

어지럼증은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증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러나 어지럼증이 계속되면 뜻밖에 무서운 질환을 겪을 수 있다.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소보경 동서한의원장 02)555-6926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