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한-일 국교정상화 비화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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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방문중인 김종필 총리가 한.일 국교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배상금 문제를 놓고 벌였던 막전막후 협상과정의 비화를 공개해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린 한일 친선4단체 환영회에
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62년(당시 36세) 10년이 넘도록 타결되고 있지 않던
국교정상화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일본으로 건너가 고 오히라 외무상을
만났다고 밝혔다.
오히라 외무상은 당시 이케다 수상으로부터 8천만달러 이상의 배상금은
안된다는 지시를 받고 있던 터였다.
김 총리는 오무라 외상에게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두 사람이 얼마나 심각하게 얘기를 나눴는지 이들이 만난후 3시간이 지나
서야 커피가 제공될 정도였다.
김 총리는 "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에다 경우에 따라서 1억달러와
플러스 알파를 주면 나중에 뒷말을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히라 외무상은 "그러면 무상 2억달러, 유상 3억달러는 어떠냐"고
제안했다.
김 총리는 "요구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겠
다"고 거절했고 오히라 외무상은 "곤란하다"며 자꾸 난색을 표명해 삭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때 김 총리는 오다 노부나가(일본의 유명한 무사)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카와 이에야스 등 3자의 성격을 비유한 얘기를 했다.
"오다는 성격이 오만해 우구이스(휘파람새)가 울지 않으면 죽여버렸다.
도요토미는 새가 울지 않으면 울도록 달래보자는 성격이었다. 도쿠가와는
새가 울지 않으면 울때까지 기다리자는 성격이었다. 협상은 오다나 도쿠가와
같은 성격이면 안된다. 도요토미처럼 어떻게 해서든 울도록 달래야 하는
것이다"
이에 오히라 외무상은 "이런 얘기를 어디서 알았느냐"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후 협상이 순조롭게 진전됐고 일본은 한국측 주장을 받아들여 2년뒤인
64년 "무상 3억달러와 장기저리 정부차관 2억달러에다 민간경제 협력기금
1억달러 이상을 배상한다"는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김 총리는 회고했다.
김 총리는 "일본이 원조해준 돈을 결코 헛되이 쓰지 않아 지금은 굶주린
사람없이 잘 살고 있다"고 말을 맺었다.
< 도쿄=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4일자 ).
배상금 문제를 놓고 벌였던 막전막후 협상과정의 비화를 공개해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린 한일 친선4단체 환영회에
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62년(당시 36세) 10년이 넘도록 타결되고 있지 않던
국교정상화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일본으로 건너가 고 오히라 외무상을
만났다고 밝혔다.
오히라 외무상은 당시 이케다 수상으로부터 8천만달러 이상의 배상금은
안된다는 지시를 받고 있던 터였다.
김 총리는 오무라 외상에게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두 사람이 얼마나 심각하게 얘기를 나눴는지 이들이 만난후 3시간이 지나
서야 커피가 제공될 정도였다.
김 총리는 "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에다 경우에 따라서 1억달러와
플러스 알파를 주면 나중에 뒷말을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히라 외무상은 "그러면 무상 2억달러, 유상 3억달러는 어떠냐"고
제안했다.
김 총리는 "요구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겠
다"고 거절했고 오히라 외무상은 "곤란하다"며 자꾸 난색을 표명해 삭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때 김 총리는 오다 노부나가(일본의 유명한 무사)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카와 이에야스 등 3자의 성격을 비유한 얘기를 했다.
"오다는 성격이 오만해 우구이스(휘파람새)가 울지 않으면 죽여버렸다.
도요토미는 새가 울지 않으면 울도록 달래보자는 성격이었다. 도쿠가와는
새가 울지 않으면 울때까지 기다리자는 성격이었다. 협상은 오다나 도쿠가와
같은 성격이면 안된다. 도요토미처럼 어떻게 해서든 울도록 달래야 하는
것이다"
이에 오히라 외무상은 "이런 얘기를 어디서 알았느냐"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후 협상이 순조롭게 진전됐고 일본은 한국측 주장을 받아들여 2년뒤인
64년 "무상 3억달러와 장기저리 정부차관 2억달러에다 민간경제 협력기금
1억달러 이상을 배상한다"는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김 총리는 회고했다.
김 총리는 "일본이 원조해준 돈을 결코 헛되이 쓰지 않아 지금은 굶주린
사람없이 잘 살고 있다"고 말을 맺었다.
< 도쿄=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