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산유국들의 감산이 최소한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배럴당
20달러를 넘는 고유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기준유가는 이번주들어 배럴당 20달러를 넘어섰다.

OPEC 기준유가는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를
비롯한 중동산 7개 유종의 평균가격이다.

런던시장의 브렌트유도 지난달 31일 배럴당 21.78달러까지 치솟았다.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22달러를 웃돌고 있다.

<> 산유국 감산동향 =OPEC 회원국들은 지난 7월까지 당초 선언한 삭감분의
95%를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내년 3월까지 하루 원유생산량을 총 4백30만배럴씩 감축하겠다고
밝혔었다.

지난 28일 카라카스에서 회동한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석유장관들도 "내년 3월까지 계획된 감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당분간 감산노선에서 벗어날 이유는 거의 없어 보인다.

<> 원유 재고동향 =현재 전세계 원유재고량은 감산 이전에 비해 하루
2백10만배럴이 줄어들었다.

이는 총 재고량을 85일(권고비축기간)로 나눴을 때 하루 분량이 종전보다
2백10만배럴 적어졌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보면 지난해 여름보다 재고량이 줄었지만 2년전에 유지됐던
평균 수준보다는 아직도 많다.

때문에 산유국들은 아직도 "재고 없애기"가 미흡하다고 여기고 있다.

주요 산유국 관계자들은 "국제원유시장에서 진행중인 것은 가격의 게임이
아니라 재고의 게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 원유 가격전망 =산유국들은 감산분만큼 생산설비를 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4.4분기에 전세계 원유재고량이 산유국들의 원하는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 가서야 다시 설비 풀가동에 들어갈 여지가 생긴다는 의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적정 가격과 재고, 그리고 수요의 관점에서 볼 때 아무리
빨라도 11월은 돼야 생산량을 원상 회복시킬 수 있다고 본다.

국제유가가 그 전에 배럴당 20달러 밑으로 가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