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관리의 허점이 잇달아 노출되고 있다.

코스닥을 관리감독하는 증권업협회와 코스닥시장을 운영하는 코스닥증권시장
(주)이 ''경쟁''이라도 하듯 잇달아 "사고"를 내고 있다.

코스닥 관리인들마저 언제 사고날 다시 날지 몰라 밤에 잠이 안온다고 할
정도다.

코스닥증권시장(주)이 연출한 대표적 사고는 매매체결 지연사태다.

지난 4월부터 매매체결이 툭하면 1시간이상 늦어졌다.

투자자는 주가를 모르는 상태에서 주문을 낼 수밖에 없었다.

말그대로 눈뜬 장님처럼 매매를 해야했다.

이달들어 전산용량이 4배 늘어나면서 한시름 놓게 됐다고는 하지만 5개월
동안이나 매매체결 지연사태를 해결하지못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심지어 전산용량 확대에 필요한 컴퓨터를 들여와놓고도 관계기관과 "밥그릇
싸움"을 하느라 제때 가동을 하지못했을 정도다.

유상증자 권리락을 안한 적도 있다.

담당 직원이 유상증자 권리락을 실시하지 않는 바람에 해당기업의 주식이
전날가격을 기준으로 매매되는 사고였다.

부랴부랴 주식매매를 중단하기는 했지만 그전에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관리감독 책임을 맡고 있는 증권업협회도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못지않다.

지난달에는 멀쩡한 기업을 부도났다고 공시했다.

증권업협회 직원이 전산을 잘못 조작, 과거자료가 새 내용인 것처럼 공시
되는 바람에 해당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거래소 시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 사고가 인재였다는 데 있다.

담당직원이 조금만 신경을 썼으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들이었다.

물론 코스닥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탓도 있다.

인력이나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지금은 한가하게 핑계거리를 찾을 때가 아니다.

불안해서 코스닥에 투자하지 못하겠다는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늘고 있다.

다시는 코스닥에 투자하지 않겠다며 거래소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도
있다.

최근 일부 코스닥기업 주가가 최고점대비 3분의 1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코스닥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은 무려 10여년만에 시장다운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만약 코스닥 관리인들의 실수로 코스닥 열기가 사그러든다면 다시 불을
지피는데는 또다시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

< 조성근 증권부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