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의 옴부즈맨 프로그램들이 시청자의 방송 참여의 장이나 방송 자율
규제 장치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5월 16일부터 6월 5일까지 방송된 각사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모니터링 대상은 KBS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토요일 오후 5시 15분),
MBC "TV속의 TV"(토요일 오후 12시 10분), SBS" 열린TV 시청자 세상"
(토요일 오전 9시).

편성시간만 놓고 보면 초창기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주말 심야나 새벽시간대
에 몰렸던 것 보다는 많이 개선됐다.

포맷도 나름대로 다양화됐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여전히 수준이하로 지적됐다.

우선 각 옴부즈맨을 통해 시청자의 비판 의견을 일과성으로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었다.

비판된 사안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거나 해명성, 홍보성 답변이
주류를 이루었다.

한 예를 살펴보자.

KBS 2TV의 "파워 100세"에 대해 지역병원의 지속적인 연계가 부족하고
모방의 의혹이 있으며 노인의 성을 흥미위주로 다룬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지역병원 연계가 불가능하고(해명),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기존 입장고수), 노인의 성문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성화되어야
한다(기존 입장고수)고 밝혔다.

더욱이 조사기간중 시청자 의견이 제작에 구체적으로 반영되거나 방송사의
정책결정으로 연결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

소개되는 사안도 프로그램의 사소한 오류나 선정.폭력적인 장면같은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방송 공정성이나 방송사의 정책과 같은 본질적인 비판은 전혀 수용되지
않았다.

방송위원회는 "옴부즈맨 제작팀이 같은 제작국내의 일개 부서에 머물고
있는게 문제인 만큼 다른 제작진과 독립된 위상을 갖추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출범 6년.

이젠 "무늬만 옴부즈맨"이 아닌 실제 "약발"을 지닌 프로그램으로 성숙할
때가 아닐까.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