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해외매각 협상이 무산된 서울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국제적으로 저명한 최고경영자를 행장으로 영입, 정상화시키기로 했다.

금감위와 영국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31일 서울은행 매각협상이 결렬
됐다고 공동 발표했다.

남상덕 금감위 제2심의관은 "당초 양해각서(MOU)에 정한 5월말 매각시한을
넘겨 협상을 계속 진행했으나 매각조건에 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결렬에 대해선 사전에 IMF와 IBRD에 설명했다"며 "정부지분은
원칙적으로 해외매각을 통해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위는 이에따라 금주중 정례회의를 열어 약 4조5천억원의 공적자금
투입을 결정하고 중순께 집행키로 했다.

이어 헤드헌팅업체 등을 통해 외국금융기관을 경영해본 저명한 금융인을
행장으로 선정, 경영진 구성을 일임하거나 유수의 금융기관에 경영을 맡길
방침이다.

남 심의관은 "새 경영진에겐 국제수준의 대우, 영업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완전한 자율경영권을 보장하는 경영계약을 체결해 운용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위는 공적자금 투입시기에 맞춰 서울은행 소액주주 지분(6.8%)을 전액
소각하되 매수청구기회를 주기로 했다.

제일은행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마이너스여서 시장가치(주가)의 3분의 1
(주당 9백7원)로 매수청구가격을 정했다.

서울은행 주가는 이날 소각우려에도 불구 상한가를 기록(1천6백20원)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 오형규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