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이 지난 6월 7일 폭탄주를 마신 뒤 터뜨린 "폭탄
발언"은 "취중 진담"일까 "취중 실언"일까.

27일 열린 청문회에서 이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진 전부은 당시 대전고검장으로 인사발령을 받고 9명의 검사들과 함께
반주를 하다가 "양주가 독해 맥주를 타서" 폭탄주를 3~4잔 정도 마셨다고
진술했다.

이후 오후 2시께 사무실로 돌아왔으나 짐 정리와 전화통화 등으로 쉬지
못해 피곤한 상태였으며 상당히 취해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과 40여분 정도 대화를 나눴으며 이 과정에서 "취중
실언"이 있었고 과장, 허위, 왜곡, 오해 등이 겹쳐 잘못된 보도가 나갔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그러나 이런 설명을 쉽게 수긍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은 "당시 기자들은 진 전부장의 눈이 충혈됐을 뿐이지
취한 것 같지는 않았다고 말했다"며 술 때문에 실언을 했다는 진 전부장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공격했다.

한나라당 서훈 의원은 "평소 폭탄주를 10잔에서 15잔 정도 마신다고 하던데
진 전부장의 주량으로 봐서는 취중진담이 아니냐"고 따졌다.

또 기자의 속성상 취재원을 만날 때 기사거리에 집착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진 전부장은 "인사발령이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취재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고 대답했다.

"조폐공사 사건이 잘 마무리돼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취중에 이에 대한
이야기를 과장했다"는 진 전부장의 해명에 대한 진위 논란은 청문회기간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