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연합철강의 경영권을 둘러싼 내부다툼에 휘말려 검찰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렀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은 연합철강에 돈을 빌려준 일과
관련해 검찰내사반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1월 연합철강에 1백10억원을 빌려줬고 연합철강이 이
돈으로 1백억원어치의 하나은행 주식을 샀기 때문이다.

은행은 기업에 주식투자를 위한 자금을 빌려줄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이번 조사는 연합철강의 대주주인 동국제강과 경영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권철현 전 연합철강회장이 진정서를 내면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회장은 연합철강이 은행에서 빌린 자금을 경영활동에 쓰지 않고
주식투자를 한 행위는 업무상배임이라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

권 전 회장은 하나은행 김승유행장도 자사주식을 사도록 돈을 빌려 줬기
때문에 업무상배임공모 혐의가 있다고 진정서에서 주장했다.

이에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합철강에 돈을 빌려준 담당자가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연합철강이 빌려간 돈을 어떻게 썼는지는 은행
소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합철강의 내부다툼에 은행이 엉뚱하게 말려든 꼴"이라고
말했다.

연합철강 관계자는 "하나은행 주식을 산 뒤 주가가 상승해 회사 입장에선
큰 이익을 봤다"며 "2대주주인 권 전회장이 왜 문제를 제기했는지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