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힘입어 도시근로자가구의 씀씀이가 지난 90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특히,소득증가는 미미한 수준인데 비해 소비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과소비조짐이 보이고 있다.

또 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IMF체제 이전보다 늘어난 반면 나머지 소득계층
은 85~94% 수준에 머물러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4분기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중 월평균 소득은 2백10만2천원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0.4% 늘어났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비해 가계지출은 1백66만2천5백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5%
증가했다.

가계지출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소비지출 역시 1백38만9천7백원에 달해
13.4%의 급상승세를 기록했다.

소득에서 물가인상분을 제거, 95년 가격으로 평가한 실질소득은
1백77만3천8백원으로 0.2% 감소한 반면 실질소비지출은 1백17만2천7백원으로
12.7%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따라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지난해 같은기간
소비가 13.2%의 급감세를 보인데 대한 반등으로 소비가 큰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득에 비해 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소비지출을 가처분
소득으로 나눠 계산하는 평균소비성향이 작년 같은기간보다 9.9%포인트
증가한 76.0%에 달했다.

이는 지난 90년 1.4분기의 78.6% 이후 최고수준이다.

반대로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흑자율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근로자가구를 소득규모별로 5단계로 나누어 살펴보면 상위 20%
소득계층(5분위)의 경우 올 상반기 소득이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상반기에
비해 1백3.3% 수준으로 늘어났다.

반면 하위 20% 소득계층인 1분위는 85.4%, 2분위 89.4%, 3분위 91.4%,
4분위 94.0% 수준을 보여 IMF 체제하에서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지출을 분야별로 보면 식료품이 14.0% 증가한 가운데 외식비는 24.8%
늘어났고 교양오락비 31.7%, 개인교통비 32.6% 등 당장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적 소비지출 항목의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주거비 3.3%, 보건의료 10.9%, 교통.통신 27.0%, 가구.가사 4.4%,
피복.신발 17.1%, 광열수도 2.3% 등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전체로는 가구당 월평균소득이 0.1% 감소한 2백16만1천8백원,
소비지출은 11.0% 증가한 1백43만2천3백원으로 나타났다.

< 김병일 기자 kb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