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공상과학(SF)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I -보이지 않는 위험"이
개봉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은 어느 먼 우주에서 우주를 지배하려고 하는 무리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제다이 기사들 간의 싸움을 그린 영화.

첫 작품은 20여년 전에 나왔지만 SF 영화의 고전이 될 정도로 뛰어난 그래픽
기술이 돋보였다.

"에피소드IV -새로운 희망"을 보면 우주를 지배하려는 제국군의 추격을
받는 루크 스카이워커 일행이 구식 우주선을 타고 광속비행으로 그 장소를
벗어나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후에도 전력상으로 밀리는 저항군은 제국군의 추격을 받게 될 경우 광속
비행으로 위기상황을 탈출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게 된다.

빛의 속도로 도망하게 되면 일단 그 속도로 추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목적지도 불확실해지므로 제국군은 어디로 도망쳤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고 그들이 어디선가 발견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꿈의 우주여행 방법으로 일컬어지는 광속비행.

그러나 이론적으로 보나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보나 빛의 속도를 내기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우주선의 질량 문제가 있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어떤 물체도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다.

물체의 운동에는 시간뿐만 아니라 질량, 길이도 관계하는데 운동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물체의 질량은 늘어나고 길이는 수축돼 보인다.

광속에 다다르면 물체의 시간은 정지하는 대신 질량은 무한대, 길이는
영(0)이 된다(관찰자 시점).

물리법칙상 질량이 무한대, 길이가 영이 될 수는 없고 그 이상도
불가능하다.

광속비행의 또다른 문제는 바로 시간이라는 장벽이다.

스타워즈에서는 광속비행이 먼거리를 이동하는 수단으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SF영화 "로스트 인 스페이스"는 현란한 특수효과(SFX)로 가득찬 가족영화로
원래 60년대에 TV연속극으로 만들었던 원작을 극장용으로 다시 만든 것이다.

이 영화에는 여러 가지 과학적 흥미나 호기심을 끄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그 가운데 우주선이 광속여행을 시작하면서 탑승자들이 마치 얼어붙은 듯
멈춰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 부분은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이론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이
이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물체가 움직이면 정지해 있을 때보다 시간이 느리게 가며 운동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시간은 점점 더 느려진다. 물체가 마침내 빛의 속도에
도달하면 시간은 정지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발표된 후 빛의 속도로 여행한다는 것에 대한
여러 논란이 있었다.

그중에 "쌍둥이 패러독스"라는 것이있다.

두 쌍둥이중 동생은 광속으로 우주여행을 다니고 형은 지구에 남아서
살았는데 어느날 동생이 형을 만나러 지구에 와보니 동생은 떠날때 그대로인
데 쌍둥이형은 어느새 할아버지가 돼버렸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상대성이론 중에서 광속으로 여행할 경우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설명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반박하는 측에서는 다음과 같은 논리를 편다.

비행하는 우주선 안에서만 시간이 흐르지 않을 뿐 실제로 이동하는 동안
걸려야할 시간이 외부에서는 흐르고 있으므로 단지 자신에게만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으로 느낄 뿐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단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설명이 맞다면 저항군은 광속여행을 한번 할 때마다 아까운 시간만을
낭비하게 되고 하는 일 없이 이동만 하면서 계속해 미래로 전진하게 된다.

그동안 제국군은 우주의 패권을 얻게 되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 이현수 한국과학기술원 영화동아리 은막회원 next98@kaist.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