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시설자금을 빌린 기업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협의를 통해
기존 대출금을 출자전환해주기로 했다.

산은은 22일 신용상태가 우량하고 앞으로 증시상장 등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기존 대출금을 주식이나 전환사채(CB)로 바꿔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 기업이나 법정관리업체 등에 대해서는
채권단간 협약에 따라 대출금 출자전환이 이뤄졌지만 개별은행이 모든
정상적인 거래기업에 대해 이같은 제도를 적용키로 한 것은 처음이다.

산은은 상장업체나 코스닥 등록업체 및 앞으로 3년이내에 증시상장이나
코스닥등록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업체를 대상으로 출자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업과 은행이 서로 합의가 될 때만 출자전환이 이뤄진다.

대상 대출금은 산은에서 빌린 시설자금이다.

산은은 출자전환을 하더라도 기업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기도 했다.

또 기업들의 경영권 침해 우려를 예방하기 위해 출자한도를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의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50% 미만으로 제한했다.

이 제도에 따라 우량기업들은 대출금 상환 등 금융비용 부담을 덜수 있게
됐고 산업은행은 향후 투자기업의 주가가치의 상승에 따라 대출 원리금
회수뿐만 아니라 투자수익도 올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산은은 지난 주 비상장기업인 한솔파텍에 빌려준 대출금 중
1백35억원을 한솔파텍의 주식 2백70만주(지분 15%)로 전환해 인수했다.

산은은 과거에도 정부의 산업합리화 정책에 따라 대우중공업에 빌려준
자금 2천억여원을 주식으로 전환, 현재 10.9%의 대우중공업 지분을 갖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이 제도는 기업과 은행이 모두 이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상장기업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대출금상환
압박을 받는 상장기업이 요청을 해 올 경우에도 서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