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정부가 시장신뢰 잃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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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무더워서인 지 정부 여당의 "더위먹은 정책"이 요즘 불쾌지수가 높은
금융시장을 더욱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갈팡질팡한다는 비난을 사면서 발표와 취소를 되풀이 하는 해프닝
을 연출한다.
재벌이 시장신뢰를 잃으면 해체의 운명을 맞는다.
정부 여당이 시장신뢰를 잃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걱정이다.
집권여당의 정책위의장은 비대우채권을 분리해서 환매키로 했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금융감독위원회와의 당정협의 시작전에 뭔가 달라진 듯한 보도자료를 냈다가
뒤늦게 취소하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
금융계에선 이를두고 "요즘 신문에 환매얘기가 가득하니까 투자자(유권자)의
관심을 끌어 보자는 한건주의에 다름 아니다"고 비난하고 있다.
금감위는 MMF(머니마켓펀드) 환매허용 문제를 놓고 또다시 우왕좌왕하는
행태를 보였다.
금감위는 판매회사가 손실을 책임지고 환매해주는 것은 감독권 밖이라며
사실상 허용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LG증권이 MMF 개인가입자에게 대우채권 편입비율에 관계없이 1백%
환매해주겠다고 발표하자 뒤늦게 "창구지도"에 나서 환매범위를 95%로
끌어내렸다.
금감위는 또 금융소비자 서비스헌장을 통해 정중하고 상냥한 태도로 전화벨
이 세번 울리기 전에 받고 해당부서로 즉시 연결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헌장발표 하루만에 40대 주부의 잘못걸린 전화가 기자실로 연결됐다.
이 주부는 격앙된 목소리로 "대책반을 찾는데 세번이나 전화를 이리저리
돌리다 기자실로 연결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앞서 재정경제부는 30대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모그룹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하겠다는 방침을 금융발전심의위원회 회의시작 10분전에 부랴부랴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금융기관의 "창씨개명"을 해서라도 재벌금융사에 돈이 몰리는 폐단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외국인들이 현대, 삼성이란 간판만으로 수조원씩 끌어모은 점을 지적하자
이런 순진한(?) 발상이 나왔다.
지난달 19일 대우사태이후 금융시장은 조그만 변화에도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된데는 정부가 한달동안 환매규제(창구지도)->해제->부분규제
(금융기관 자제결의)->일부해제(MMF) 등으로 헷갈리게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법을 내놓았는데 시장의 반응은 갈수록 꼬인다.
경제팀의 손발이 안맞고 정치권 등 주변에선 쓸데없는 훈수로 더 꼬이게
한다.
< 오형규 경제부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1일자 ).
금융시장을 더욱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갈팡질팡한다는 비난을 사면서 발표와 취소를 되풀이 하는 해프닝
을 연출한다.
재벌이 시장신뢰를 잃으면 해체의 운명을 맞는다.
정부 여당이 시장신뢰를 잃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걱정이다.
집권여당의 정책위의장은 비대우채권을 분리해서 환매키로 했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금융감독위원회와의 당정협의 시작전에 뭔가 달라진 듯한 보도자료를 냈다가
뒤늦게 취소하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
금융계에선 이를두고 "요즘 신문에 환매얘기가 가득하니까 투자자(유권자)의
관심을 끌어 보자는 한건주의에 다름 아니다"고 비난하고 있다.
금감위는 MMF(머니마켓펀드) 환매허용 문제를 놓고 또다시 우왕좌왕하는
행태를 보였다.
금감위는 판매회사가 손실을 책임지고 환매해주는 것은 감독권 밖이라며
사실상 허용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LG증권이 MMF 개인가입자에게 대우채권 편입비율에 관계없이 1백%
환매해주겠다고 발표하자 뒤늦게 "창구지도"에 나서 환매범위를 95%로
끌어내렸다.
금감위는 또 금융소비자 서비스헌장을 통해 정중하고 상냥한 태도로 전화벨
이 세번 울리기 전에 받고 해당부서로 즉시 연결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헌장발표 하루만에 40대 주부의 잘못걸린 전화가 기자실로 연결됐다.
이 주부는 격앙된 목소리로 "대책반을 찾는데 세번이나 전화를 이리저리
돌리다 기자실로 연결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앞서 재정경제부는 30대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모그룹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하겠다는 방침을 금융발전심의위원회 회의시작 10분전에 부랴부랴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금융기관의 "창씨개명"을 해서라도 재벌금융사에 돈이 몰리는 폐단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외국인들이 현대, 삼성이란 간판만으로 수조원씩 끌어모은 점을 지적하자
이런 순진한(?) 발상이 나왔다.
지난달 19일 대우사태이후 금융시장은 조그만 변화에도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된데는 정부가 한달동안 환매규제(창구지도)->해제->부분규제
(금융기관 자제결의)->일부해제(MMF) 등으로 헷갈리게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법을 내놓았는데 시장의 반응은 갈수록 꼬인다.
경제팀의 손발이 안맞고 정치권 등 주변에선 쓸데없는 훈수로 더 꼬이게
한다.
< 오형규 경제부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