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다이너믹했던 금세기의 메이저 피날레.

이번 USPGA선수권의 메시지는 실로 의미심장하다.

다음 세가지 관점이 "세기를 잇는 메이저"를 설명한다.

<>2천년대의 새로운 영웅들

이번대회는 새로운 영웅들의 출현과 옛 영웅들의 퇴장을 구체적으로
상징한다.

2천년 골프는 이제 이십대 타이거 우즈와 데이비드 듀발 그리고 십대
가르시아의 삼자 라이벌 구조로 그 찬란한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우즈가 이번에 세계최고 골프를 다시 증명한 것은 영웅을 필요로 하는
현대골프를 위해 더 없이 좋다.

그리고 가르시아의 출현은 젊은 골프의 수혈을 뜻하며 세계골프를 더
강하게 변모시킨다.

세계골프는 이제 1천년대 마지막 메이저라는 절묘한 싯점에 극히 상징적으로
"바뀌는 영웅들"을 보여주었다.

그레그 노먼, 닉 팔도, 프레드 커플스, 닉 프라이스 등 90년대의 스타들은
딱 이번대회를 계기로 커튼 뒤에 머무는 모습.

그리고 골프를 탄생시킨 유럽은 세베 바예스테로스, 닉 팔도, 올라사발에
이어 가르시아라는 새 스타를 선보이며 2천년대의 끊임없는 경쟁을 이미
선포했다.

세기말 싯점에 이처럼 적나라하게 새로운 구도를 선보일수 있을까.

<> 역사적 무덤에서 벗어난 타이거 우즈

PGA선수권은 영웅들의 무덤이었다.

당신은 아놀드 파머, 톰 왓슨이 최고의 영웅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유독 PGA선수권만은 우승하지 못했다.

마스터스를 휘어 잡았던 세베 바예스테로스, 닉팔도도 이대회 우승은 없다.

PGA선수권은 캐리어 그랜드 슬램(4개 메이저대회를 다 우승하는 것)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역사상의 그랜드슬래머가 단 4명에 그치고 있는 것은 대부분 PGA선수권의
의외성에 기인한다.

오죽하면 톰 왓슨이 "다른대회 10승보다는 PGA선수권 우승 한번을 더 하고
싶다"고 말했을까.

우즈가 세계 넘버원 골퍼라면 그 역시 그랜드 슬램이 인생최고의 목표임은
분명하다.

우즈는 이번 우승으로 "그랜드 슬램의 무덤"을 일찌감치 벗어난 셈이다.

<> 두명 다 골프를 이겨냈다

역사적 성취를 이루는 방법은 두가지이다.

경쟁자가 몰락했을때와 우승자 스스로의 힘으로 버텼을 때이다.

우즈와 가르시아는 승자와 패자로 갈라졌지만 두명 다 "최선의 골프"을
선사했다.

우즈는 13번홀(파 3.2백18야드) 더블보기로 1타차 선두의 아슬아슬함에도
불구, 우승 스코어를 관리했다.

그것은 골프를 이겨냈다는 뜻이 된다.

가르시아도 끝까지 "골프다운 골프"를 쳤다.

최종라운드 1언더파 71타에 우승자와의 1타차는 19세란 나이를 믿을수 없을
정도로 "정상수준 골프"를 대회내내 유지한 셈이다.

이번에 가르시아가 인정 받은 것은 과정에 있어 "우즈 스타일의 천재성"이
번뜩였기 때문.

특히 누구나 뒤로 빼낼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 16번홀 트러블 샷(세컨드샷)
을 젊은 투혼과 그만의 창조성으로 파온 시킨 것은 젊은 날의 세베 모습
그대로 였다.

"우즈에게 영광을, 가르시아에 찬사를" 이 표현은 오늘과 내일 세계골프의
축복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