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이 고비다"

투신사 수익증권의 환매가 시작되는 16일의 움직임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의 환매규모가 예상보다 작을 경우 금융시장은 얼마간의 동요후에
급속히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그러나 환매규모가 예상을 초월할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양상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은행은 물론 투신사 증권사 관계자들은
일요일인 15일에도 대부분 출근, 환매예상규모와 그에따른 자금동원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에서는 은행 종금사 등 금융기관에 전화를 걸어 가급적 환매신청을
늦춰 달라고 요청하며 "운명의 16일"에 대비했다.

금감위와 투신사들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가늠할 환매규모의 마지노선을
16일 15조원, 이번주 30조원으로 잡고 있다.

이같은 예상이 나오는 것은 동원가능한 자금능력 때문.

증권 투신사들은 현재 약 10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추가로 13개 은행에 10조7천억원을 요청했다.

은행별로는 <>한빛 4조2천억원 <>조흥 2조8천억원 <>외환 2조원 <>주택
5천억원 등이다.

따라서 20조원의 유동성을 16일 동원할 수 있다.

이중 허수로 예상되는 5조원을 제외하면 16일 하룻동안 감당할 수 있는
환매규모는 대략 15조원 수준이다.

따라서 환매규가 15조원 안팎에 그치면 주식과 채권을 추가로 매각할
필요가 없다.

자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대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

이번주 환매규모가 30조원에 이르더라도 별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은행들이 회사채등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키로 결의한 상태다.

은행들은 총20조원정도는 충분히 지원할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모자랄 경우엔 한은도 나설 계획이다.

따라서 이번주 환매규모가 30조원선에서 마무리되면 큰 동요없이 금융시장
이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문제는 환매규모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여부다.

지난 13,14일 증권사와 투신사에 접수된 환매신청 금액은 총
5조8천9백36억원이었다.

이중 금융기관의 환매요청분은 전체의 66.7%인 3조9천3백9억원에 달했다.

예상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환매규모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금융기관이다.

대부분 금융기관들은 지난달 26일 이후 수익증권을 찾지 못했다.

급전이 필요한 금융기관은 당장 환매에 나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일시에 환매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협조요청''으로 은행 생명보험 종금사 등은 17일 오전 각 협회별로
기관장 회의를 열어 수익증권 환매자제를 결의할 예정이다.

그런만큼 16일에 환매가 일시에 몰리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경우 환매시기를 앞당길 것 같지는 않다.

어차피 내년 2월8일 이후에 찾으면 대우채권의 95%를 받는 만큼 불만은
많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는 개인은 드물 전망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안정에 또다른 변수로 등장한게 투신사의 수익증권 편법
운용에 대한 불만이다.

신MMF에 편입이 불가능한 투자부적격인 대우채권을 사들인 투신사들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 있는 상태다.

특히 일부 법인과 개인들은 법적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만일 투신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과 불신이 극대화될 경우 "자금을
빼내고 보자"는 환매심리를 부추겨 환매사태를 걷잡을수 없는 상태로 몰고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대부분 증권사와 투신사들은 15일 대우채권 분류작업을 완료, 16일부터
환매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대부분 당일 환매제가 적용되므로 16일 환매신청
을 하면 당일 돈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당장 돈이 급하지 않은 개인의 경우 수익증권 환매를
내년 2월8일부터 6월30일 사이로 늦추는게 유리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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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사태와 및 수익증권환매 관련 일지 >

<> 7월19일 대우그룹 구조조정안 1차 발표, 금융기관 대출금 상환요구
3개월 연기

<> 7월23일 종합주가지수 71.70포인트 폭락

<> 7월25일 금융기관 수익증권 환매 중단 발표

<> 8월11일 채권단의 대우그룹 구조조정안 발표 연기

<> 8월12일 금융기관 수익증권 환매 허용 발표

<> 8월14일 은행, 증권.투신사에 자금지원 약속

<> 8월16일 환매자금 지급 시작, 대우그룹 채권단회의 및 결과 발표예정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