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거리는 태양과 함께 노출의 계절이 활짝 열렸다.

올 여름 노출패션은 아슬아슬한 미니스커트나 수영복같은 핫팬츠 대신 톱
(Top)이 주도하고 있다.

톱은 원래 상반신에 입는 모든 윗옷을 총칭하지만 최근에는 겉옷안에 입는
소매없는 상의를 가리키는 말로 그 의미가 좁아졌다.

불과 1~2년전만 해도 젊은 여성들은 톱 하나만 입기보다 재킷이나 셔츠안에
받쳐입는 이너웨어 스타일로 이 아이템을 즐겼다.

그러나 올해는 과감하게 톱 하나만을 걸쳐야 패션리더로 인정받는다.

언뜻 보면 속옷처럼 보이는 섹시한 톱이 지금 여름 거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패션전문가들은 톱이 유행하게 된 이유중 하나를 발목 길이의 크롭팬츠
(Cropped pants)가 대히트한 것에서 찾는다.

허리선이 엉덩이에 약간 걸쳐지는 듯한 힙행어 라인에 허벅지와 무릎 발목
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실루엣이 지금 가장 인기있는 크롭팬츠 스타일이다

여기에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윗옷이 톱이라는 것이다.

슬림하게 옷선이 떨어지는 바지위에 헐렁한 셔츠나 블라우스보다는 역시
몸매를 살려주는 톱이 제격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톱의 유행 원인이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란제리 룩이 올해 절정기를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란제리 룩은 말 그대로 속옷같은 겉옷을 말한다.

슬립같은 하늘하늘한 원피스나 캐미솔같은 윗옷이 대표적인 란제리룩이다.

이 룩이 핵심 트렌드로 떠오르자 러닝셔츠를 떠올리게 하는 톱도 당당하게
거리로 나서게 됐다.

톱의 종류는 디자인에 따라 탱크톱 브라톱 베어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탱크 톱은 30년대 원피스 스타일의 수영복인 탱크수트에서 유래됐고 브라
톱은 브래지어 형태를 본뜬 디자인.

가슴선을 강조하는 섹시한 이미지로 유명하다.

또 베어톱(Bare Top)은 가슴 윗부분이 전혀 없이 어깨가 완전히 드러나는
스타일을 말하며 일명 튜브 톱이라고도 부른다.

이외에도 한쪽 어깨만 걸치는 비대칭 네크라인의 오블리크 톱(Oblique Top),
가슴 윗선을 수평으로 재단하고 어깨끈을 달아 속옷과 유사하게 만든 캐미솔
톱, 목선만 이어진 상태로 등과 팔이 완전히 노출된 홀터 톱(Haulter Top)
등이 있다.

올 여름에는 특히 은은한 파스텔톤 색상에 성근 조직의 니트 톱이 자주
눈에 띈다.

까슬까슬한 촉감에 굵은 짜임의 이 제품은 내추럴한 스타일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

자연스러운 주름이 잡혀있는 개더 스커트나 슬림한 면 팬츠와 코디하면
무난하다.

모자가 달려있는 지프업 후드 톱도 스포티한 멋을 즐기는 여성들이 많이
찾는 아이템이다.

패션디자이너들은 밑단을 살짝 접은 인디고 블루진 위에 입어볼 것을
권했다.

노출이 심한 캐미솔 톱은 여러모로 신경써서 입어야 한다.

속옷은 어깨끈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여름용 브래지어를 입도록 하고
실내에 들어갈 때를 대비해 얇은 카디건 하나 정도 준비해서 다니는 것이
좋다.

네크라인이나 어깨 진동선에 귀여운 주름이 잡힌 페전트풍의 톱은 볼륨감
있는 샤스커트와 함께 입어 소녀같은 이미지를 연출하도록 한다.

또는 7부길이의 팬츠와 코디, 헵번 스타일로 변신도 할 수 있다.

< 설현정 기자 sol@ >

[ 내 체형에 어울리는 톱은? ]

1) 목이 짧을 경우 =대개의 톱이 목선이 특히 많이 파인 디자인이라 이
체형에 유리하다.

단 모자달린 후드톱은 금물.모자가 목선을 감싸주기 때문에 더 짧아 보인다.

2) 어깨가 넓을 경우 =어깨가 다 노출되는 캐미솔 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셔츠에서 소매만 떼낸 것 같은 얌전한 스타일을 권할만하다.

3) 가슴이 클 경우 =몸에 착 달라붙는 스타일보다는 여유있는 탱크톱이
가장 적당하다.

흰색보다는 시원해 보이는 바다색 등 색상이 있는 것이 좋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