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개설된 사이버약국을 둘러싸고 정책을 결정하는 보건복지부와
단속권을 가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혼선을 빚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달말까지 사이버약국 일제 단속에 나서 위법
사항을 철저히 조사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식약청은 사이버약국이 이미 확인된 1백여개외에 암암리에 영업을
하는 약국까지 합쳐 총 2백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LA 등에 근거지를 둔 재미교포 약국까지 가세,비아그라나
외제특수건강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사이버약국들이 약사법을 어기고 사이버공간에서
의약품을 처방 조제하고 있어 단속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약국을 개설하고 있는 약사가 인터넷에 사이버약국을
개설해 주문을 받는 것은 약사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약국을 운영중인 약사가 아닌 사람이 개설한 사이버 약국만을
단속하도록 식약청에 지시했으나 식약청은 이에 불응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국을 개설한 약사가 연 사이버약국은 처벌할
수 없다"며 "식약청에 과잉단속을 자제토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불법적으로 간염이나 당뇨병약 등을 과대광고해
폭리를 취하고 있는 사이버약국은 문제지만 이로 인해 합법적인 사이버
약국이 피해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 개국 약사는 "조만간 미국처럼 사이버병원에서 의약품을 처방받아
사이버약국에서 의약품을 구입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관련법규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