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일본, 아는만큼 보인다..'누가 일본의 얼굴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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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의 요건 중에 "일본 때리기"라는 항목이 있다.
민족감정을 자극하거나 애국심에 호소하면 더 잘 팔린다는 것이다.
출판계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이 요소는 "국기에 대한 경례"라고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한국을 꼬집는 책이 인기다.
한일간의 태생적 운명이 낳은 비극이다.
그러나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게 진리다.
광복절을 앞두고 최근 출간된 한일관련서들은 비교적 균형잡힌 시각을
지니고 있어 주목된다.
일방적인 비난이나 찬사 대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누가 일본의 얼굴을 보았는가" "한국인이 모르는 일본, 일본인이 모르는
한국" "한국을 모르는 한국인, 일본을 모르는 일본인" "일본을 걷는다2"
"도쿄 대재판"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이완용 평전"이 함께 나왔다.
올들어 부쩍 늘어난 한일 문화비평서들도 꾸준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규배 탐라대 교수의 "누가 일본의 얼굴을 보았는가"(푸른역사)는 일본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천황을 택했다.
천황이 일본인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살피면서 천황의 역사를 훑었다.
저자는 1백25대에 걸쳐 내려오는 동안 수많은 얼굴을 갖고 있는 게 일본천황
이라며 히로히토 등 한두명만으로 기나긴 천황의 역사를 재단하는 것은 타당
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현 시점에서 일본인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린
천황의 행보와 황실의 민주화가 일본뿐 아니라 주변국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
이 있다고 말한다.
"한국인이 모르는 일본, 일본인이 모르는 한국"과 "한국을 모르는 한국인,
일본을 모르는 일본인"(도서출판 무한)은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모색한 책이다.
이승영 동국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와 김승일 미래동아시아연구소장이 공동
집필한 "한국인이 모르는..."에는 다년간의 일본체류 경험에서 체득한 일본의
문화특성과 장단점이 들어있다.
일본인의 기질과 저력, 우리가 배워야 할 점도 지적돼 있다.
주한일본대사관 일등서기관 미치가미 히사시가 쓴 "한국을 모르는..."에는
양국인에 대한 비판과 조언이 함께 담겨 있다.
저자는 외교관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입바른 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는 한때 한국을 탐탁찮게 생각한 혐한파였다며 한국인이 일본을 상대로
할 때는 어김없이 객관성을 잃고 사고정지 상태에 빠진다고 비판한다.
일본을 확실히 이해하려면 한국인이 일본을 잘 모른다는 전제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정동 목원대 교수의 "일본을 걷는다2"(한양출판)는 일본 곳곳에 산재한
건축물과 문화재를 매개로 한국역사의 잊혀진 부분을 복원한 현장보고서다.
그는 일본 도도부현을 중심으로 일본내 한국 근대사의 지도를 그려냈다.
아오야마 묘지에 묻힌 김옥균을 일제가 왜 조선의 임금으로 둔갑시키려
했는가, 평양에서 야스쿠니 신사로 옮겨진 북관대첩비가 일본에 얼마나
큰 불쾌감을 안겼는가를 살폈다.
최익현의 분사지인 대마도와 조선 도공의 후예로 한.일 양국에서 모두
잊혀진 박무덕의 고향 가고시마도 찾았다.
중국작가 황허이의 "도쿄 대재판"(예담)은 전범재판의 전말을 그린
다큐멘터리 소설이다.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를 비롯 전승국 대표들의 갈등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에 군데군데 살을 붙였다.
세균전 실험을 벌인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가 도중에 석방된 뒤 실종된
얘기도 담았다.
정운현씨의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개마고원)는 친일파 1호 김인승과
조선인 출신의 신직 이산연, 만주 특무공작의 거두 김창영을 처음으로 다뤄
눈길을 끈다.
한일합방 과정을 담은 윤덕환씨의 "이완용 평전"(중심)과 비교해서 읽는
것도 흥미롭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2일자 ).
민족감정을 자극하거나 애국심에 호소하면 더 잘 팔린다는 것이다.
출판계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이 요소는 "국기에 대한 경례"라고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한국을 꼬집는 책이 인기다.
한일간의 태생적 운명이 낳은 비극이다.
그러나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게 진리다.
광복절을 앞두고 최근 출간된 한일관련서들은 비교적 균형잡힌 시각을
지니고 있어 주목된다.
일방적인 비난이나 찬사 대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누가 일본의 얼굴을 보았는가" "한국인이 모르는 일본, 일본인이 모르는
한국" "한국을 모르는 한국인, 일본을 모르는 일본인" "일본을 걷는다2"
"도쿄 대재판"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이완용 평전"이 함께 나왔다.
올들어 부쩍 늘어난 한일 문화비평서들도 꾸준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규배 탐라대 교수의 "누가 일본의 얼굴을 보았는가"(푸른역사)는 일본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천황을 택했다.
천황이 일본인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살피면서 천황의 역사를 훑었다.
저자는 1백25대에 걸쳐 내려오는 동안 수많은 얼굴을 갖고 있는 게 일본천황
이라며 히로히토 등 한두명만으로 기나긴 천황의 역사를 재단하는 것은 타당
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현 시점에서 일본인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린
천황의 행보와 황실의 민주화가 일본뿐 아니라 주변국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
이 있다고 말한다.
"한국인이 모르는 일본, 일본인이 모르는 한국"과 "한국을 모르는 한국인,
일본을 모르는 일본인"(도서출판 무한)은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모색한 책이다.
이승영 동국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와 김승일 미래동아시아연구소장이 공동
집필한 "한국인이 모르는..."에는 다년간의 일본체류 경험에서 체득한 일본의
문화특성과 장단점이 들어있다.
일본인의 기질과 저력, 우리가 배워야 할 점도 지적돼 있다.
주한일본대사관 일등서기관 미치가미 히사시가 쓴 "한국을 모르는..."에는
양국인에 대한 비판과 조언이 함께 담겨 있다.
저자는 외교관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입바른 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는 한때 한국을 탐탁찮게 생각한 혐한파였다며 한국인이 일본을 상대로
할 때는 어김없이 객관성을 잃고 사고정지 상태에 빠진다고 비판한다.
일본을 확실히 이해하려면 한국인이 일본을 잘 모른다는 전제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정동 목원대 교수의 "일본을 걷는다2"(한양출판)는 일본 곳곳에 산재한
건축물과 문화재를 매개로 한국역사의 잊혀진 부분을 복원한 현장보고서다.
그는 일본 도도부현을 중심으로 일본내 한국 근대사의 지도를 그려냈다.
아오야마 묘지에 묻힌 김옥균을 일제가 왜 조선의 임금으로 둔갑시키려
했는가, 평양에서 야스쿠니 신사로 옮겨진 북관대첩비가 일본에 얼마나
큰 불쾌감을 안겼는가를 살폈다.
최익현의 분사지인 대마도와 조선 도공의 후예로 한.일 양국에서 모두
잊혀진 박무덕의 고향 가고시마도 찾았다.
중국작가 황허이의 "도쿄 대재판"(예담)은 전범재판의 전말을 그린
다큐멘터리 소설이다.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를 비롯 전승국 대표들의 갈등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에 군데군데 살을 붙였다.
세균전 실험을 벌인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가 도중에 석방된 뒤 실종된
얘기도 담았다.
정운현씨의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개마고원)는 친일파 1호 김인승과
조선인 출신의 신직 이산연, 만주 특무공작의 거두 김창영을 처음으로 다뤄
눈길을 끈다.
한일합방 과정을 담은 윤덕환씨의 "이완용 평전"(중심)과 비교해서 읽는
것도 흥미롭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