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회사인 파나콤이 대한생명에 13억달러를 투자해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3차까지 입찰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파나콤이 이같은 의지를 밝힘에 따라
최순영 회장과 금융감독위원회간 법정 다툼으로 비화된 대한생명 처리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회장의 법률대리인인 우방종합법무법인은 10일 파나콤사가 미국 뉴욕에서
이날(미국시각 9일) 대한생명에 대한 실사 자료를 근거로 13억달러를 투자해
달라는 이 회사의 요구를 수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전했다.

우방은 또 파나콤이 금융감독위원회가 대한생명을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국영화한다는 결정은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에 어긋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지금까지 파나콤이 한국정부의 승인없이는 대한생명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와함께 파나콤의 머피 회장이 10일 오후5시께 한국을 방문해 그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머피 회장은 11일 김종필 총리와 이헌재 금감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나콤측이 확실한 투자의지를 갖고있다면 대한생명 처리를 문제삼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이 경우 한국과 미국간의 통상마찰로 비화될 수도 있다.

미국 뉴저지주 연기금을 관리하는 회사인 파나콤은 조시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정계 실력자를 고문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이날 금융감독위원회가 독자적으로 관리인단을 선임해 대한생명
자본금을 소각하지 못하도록 "관리인에 의한 의결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
지방법원에 냈다.

지난 9일 감자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이어 두번째다.

금감위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최 회장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파나콤도 당초 밝힌대로 정부승인없이는 투자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김수언 기자 s 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