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잔디의 개념은 인간이 야생동물을 가축화하면서
목초용으로 풀을 재배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후 목초용 풀들이 조경용으로 사용되면서 상품성이 뛰어난 잔디로
개발되었다.

상품화된 잔디에 대해서는 그 용도에 따라 엄격한 품질평가가 요구되며
이러한 평가를 통해서 비로소 잔디가 좋은 것이냐 아니냐를 판단하게 된다.

특히 최근에 건설된 골프장에서는 나름대로 특색 있는 잔디를 사용하기
때문에 골프를 치면서 잔디에 대한 품평도 같이 한다면 흥미있는 라운드가
될 것이다.

잔디의 품질평가는 크게 시각적인 평가와 기능적인 평가로 나눌 수 있다.

시각적인 평가는 잔디의 균질성, 밀도, 질감, 표면의 평탄도, 색깔,
생육습성으로 판단한다.

다시말해서 잔디 개체가 균질해야 하고 잔디밭을 조성했을때 적당한 밀도를
유지해 잡초가 끼어들지 못하며 예초 후 표면이 매끈한 잔디여야 한다는
뜻이다.

골퍼들이 가장 쉽게 관찰이 가능한 부분은 잔디의 색깔일 것이다.

미국 골프재단(NGF)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골퍼들이 짙은 색의 잔디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짙은 녹색의 잔디를 선호한 대부분의 골퍼들이 잔디에 비료를 더
주어서라도 짙은 녹색의 잔디밭이 되도록 해야한다는 이외의 반응을 보였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반응을 보인 대부분의 골퍼가 정기적으로
텔레비젼에서 골프 대회를 시청하며 골프잡지를 정기구독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카메라를 의식해서 일시적으로 과장되게 관리된(추가 시비 등으로 색깔이
짙어진) 잔디를 기대 수준치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다.

잔디에는 고유의 색이 있다.

특히 대부분 국내 골프장의 페어웨이를 구성하는 한국잔디는 양잔디(한지형
잔디)에 비하여 색깔이 훨씬 옅다.

특정 비료를 더 주어 잔디의 색을 어느정도 인위적으로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람이 과식으로 비만이 되면 건강에 안 좋은 것과 마찬가지로
잔디에도 좋지 않은 일이다.

잔디의 기능적인 평가는 잔디가 담압에 견디는 정도, 볼을 받혀주는 정도
(안양GC의 경우 볼을 받혀주는 힘이 강해서 마치 나무티에 볼을 올려놓고
치는 기분이 듦), 병충해 및 담압으로부터의 회복력, 예지량 그리구 뿌리
발육 상태에 따라 판단한다.

이러한 잔디의 기능적 평가는 자세한 관찰에 의해서만 가능하므로 일반
골퍼가 얼핏 봐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잔디를 품평하는데 중요한 요소는 사용하는 현장에 적합한지를
판단해보는 일이다.

예를 들면 축구장에 활용할 잔디인지,골프장에 활용할 잔디인지 또는
사면녹화용인지를 구분하여 적재적소에 적합한 품종울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 안양베네스트GC 연구팀장 shkturf@samsung.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