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발명가들만의 이익단체 수준에서 벗어나 발명운동의 중심조직으로
발전시켜 가겠습니다"

지난 6월 특허청으로부터 법인 설립인가를 받아 사단법인으로 다시 태어난
한국여성발명협회의 황소현(53) 회장이 밝힌 각오다.

임의조직에서 법인체가 된 만큼 공익적 활동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말이다.

사실 그동안의 협회 활동은 회원들만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황 회장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전업주부로만 머물러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다.

여성 스스로 일상에 묻혀 살아가면서 자기능력을 썩이는 것은 사회 전체적
으로 낭비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발명은 대단하고 거창한 게 아니다"며 "여성들이 발명은 자신과는
상관 없는 남의 얘기 쯤으로 여기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 문제가 발명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협회 차원에서 활발한 교육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가 강조하는 교육은 평범한 이웃집 여성이 발명을 통해 사업화에까지 이른
사례를 많은 여성들에게 알림으로써 그들을 자극시켜 "발명의 생활화"를
꾀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중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센터 등과 손을 잡고
주부발명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엔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여성발명가 우수사례발표회를
한국여성경제인협회(회장 장영신)와 공동으로 연다.

또 올해 안에 여성발명품 유통을 위한 전시매장도 만들 계획이다.

황 회장이 발명과 관련, 가장 강조하는 점은 발명이 단순한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

그는 여성들의 빛나는 아이디어도 얼마든지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황 회장은 이미 특허 의장 상표 등 10건의 산업재산권을 갖고 있다.

또 현재도 특허를 4건이나 출원해 놓은 상태다.

여성발명협회의 회장에 걸맞는 발명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발명은 대부분 전기콘센트나 플러그와 관련된 것들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플러그를 쉽게 뽑을 수 있는 장치.

생활 속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려는 아이디어가 상품화로 연결된 경우다.

협회는 여성발명가들간의 정보교류와 권익보호를 목적으로 지난 93년
설립됐다.

현재 전국에 8천명 정도로 추산되는 여성발명가들 중에서 2백여명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황 회장은 창립 초기부터 총무로 참여해 협회의 실무를 맡아 왔다.

하상남 하선정 회장에 이어 지난 95년말부터 3대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만 6년째 여성발명가를 위해 뛰고 있는 황 회장은 사단법인 전환을 계기로
성공한 여성발명가들이 더 많이 협회에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황 회장은 "여성들이 발명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그 파급효과가 가족
전체에 미쳐 가정발명운동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며 "이에 앞서 발명가가
우대받는 사회분위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02)476-4600

< 장경영 기자 long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