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민간기상센터에 "태풍경보"가 내려졌다.

변덕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날씨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네티즌들의
"집중클릭"으로 시스템능력이 "제한수위"에 근접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상정보사이트 "케이웨더"(www.kweather.co.kr).

집중호우와 태풍 등 수마가 극성을 부린 지난 몇주동안 이 사이트도 "난리"
를 치렀다.

"맞춤식" 날씨정보를 원하는 네티즌들이 홍수처럼 밀려들면서 회원등록
시스템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최근들어 하루 방문자수가 이전의 3배가 넘는 2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넓은 지역에 대한 단순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상청 예보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세부 지역의 정보를 시시각각으로 전하는
이곳을 클릭하는 횟수가 급증한 것이다.

민간 기상예보업체인 케이웨더 대표이사 김동식씨.

지난해 4월 대표이사로 취임하자마자 케이웨더 홈페이지를 개설, 1년여만에
한국의 대표적인 사이버 민간기상센터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이제 그의 이름 앞에는 "사이버 기상컨설턴트" "날씨해결사"라는 닉네임이
따라붙는다.

김씨는 29세에 불과하지만 변덕스러운 날씨만큼이나 진로를 자주 바꿔 왔다.

한양대(기계공학과)를 전체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MIT대학으로 향할
때만도 그의 꿈은 공학교수였다.

MIT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그가 택한 길은 엉뚱하게도
경영컨설팅이었다.

미국에서 유용한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가공해 다양한 산업에 활용,
경제적인 이득을 얻는 것에 감명(?)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경영전문 컨설팅업체인 ADL에 입사, 주로 정보통신(IT)업체의 경영컨설팅을
해왔다.

그는 지난해 인생 진로를 또 한번 바꿨다.

컨설턴트로서의 전공을 경영에서 기상으로 바꾼데다 직장인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것이다.

"한국의 기상 발전을 위해 일해 달라"는 케이웨더 설립자이자 기상예보
분야의 대부인 아버지(김동완 전 기상통보관)의 부름도 있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그의 마음을 끌어당긴 것은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비전이었다.

"기상정보는 무엇보다 강력한 콘텐츠입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활용
분야도 무궁무진합니다. 그러나 웬만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쉽게
뛰어들 수 없는 분야죠"

그는 32년 전통의 한국기상협회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과 데이터베이스(DB)
를 감안할 때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기상정보 제공방법을 바꾸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 써오던 팩스를 버리고 대신 인터넷을 선택했다.

기업에 인터넷을 바탕으로 기상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SI팀도 조직했다.

또 날씨와 패션을 결합한 "웨더패션", 고객이 원하는 바로 그 지점의
기상을 상세히 알려주는 "포인트 예보", 30일동안의 날씨를 알려주는
"중.장기예보" 등 부가가치가 높은 기상정보를 개발, 인터넷 홈페이지등을
통해 제공했다.

케이웨더는 현재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현대자동차 농협 한국통신 등
3천여 업체에 전용회선과 인터넷 등을 통해 기상정보를 공급하고 있다.

또 천리안 등 6대 PC통신과 한국경제신문사 등 언론사 홈페이지, 심마니 등
포털사이트에 기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가 인터넷을 통해 올리는 매출은 월 5천만원 수준.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김씨의 궁극적인 포부는 케이웨더를 날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종합서비스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우선 케이웨더 홈페이지의 용량을 대폭 늘린 뒤 날씨전문 포털사이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날씨와 관련한 패션 레저 스포츠 여행등 콘텐츠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동호회등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도 도입할 예정이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