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9일 세르게이 스테파신 총리를 전격 해임하고
후임에 블라디미르 푸틴 국가 안보위 서기겸 연방보안국(FSB) 국장을
임명했다.

옐친 대통령은 이어 국가두마(하원)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로써 지난 1년6개월동안 옐친 대통령은 총리를 4번이나 경질했다.

불과 3개월간 재직했던 스테파신 전 총리는 해임이 발표될 당시 회교반군
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다게스탄을 방문한 뒤 모스크바로 막 귀환한
상태였다.

크렘린은 그러나 스테파신 총리의 해임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언론들은 옐친 대통령측이 자신의 측근을 내세우기 위해 스테파신
총리를 해임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동안 옐친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스테파신 총리를 비난하지는 않았으나
총리권한을 제한해왔다.

스테파신 총리 경질은 오는 12월 총선과 내년 중반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정치적 위기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옐친 대통령과 보좌관들이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선거를 연기 또는 취소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주장해왔다.

크렘린은 이를 강력히 부인해왔지만 이번의 전격적인 총리 해임조치로
옐친 대통령의 의도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강력히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