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벤처기업 2개사가 역할 분담을 전략으로 유럽과 미국의 고속모뎀
시장을 뚫고 있다.

ACN테크(대표 함상천)는 연구개발, 한별텔레콤(대표 신민구)은 마케팅과
생산을 맡는 전략적 제휴 관계를 통해 최근 유럽 케이블모뎀 시장 진출권을
획득했다고 9일 밝혔다.

유럽케이블협회로부터 한국업체로는 유일하게 제품인증을 받은 것.

지금까지 이 협회로부터 인증받은 업체는 지멘스 필립스 등을 포함해
6개사에 불과하다.

이들은 유럽의 케이블모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시장규모는 내년중 80만대(2억4천만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ACN테크의 함상천 사장은 "내년 유럽 케이블모뎀 시장의 10%를 점유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케이블모뎀은 기존의 케이블TV 전송망을 이용해 2메가bps급으로 정보를
주고 받도록 하는 고속모뎀.

ADSL(비대칭 디지털 가입자회선)모뎀은 양사가 협력, 최근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에 1백20만달러 규모의 ADSL모뎀을 ACN테크의 독자브랜드(아탈란타)로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9월께 선적한다.

"미국 바이어가 내년엔 2천만달러까지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얘기했다"고
함 사장은 전했다.

유럽에도 알카텔 지멘스 등과 ADSL모뎀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도이치텔레콤에서 시험중이다.

가을께 결론이 날 전망이다.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알카텔의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절반수준이어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ACN테크에 대해 국내 벤처캐피털이 컨소시엄으로 최근 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산은캐피탈 포스텍기술투자 동원창투가 참여했다.

한별텔레콤은 상장업체로 이 회사에 작년 1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신민구
사장과 함 사장은 올해초 지인의 소개로 만나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한다.

창업한 지 2년된 신생기업의 기술력과 상장사의 마켓팅 및 생산능력을
결합,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