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기 < 두산씨그램 공장장 >

항간에 떠도는 남녀간의 속설은 허구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실여부를 확인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속설로 알고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즐겨 마시는 스크루드라이버에 관한 속설을 상기해 보자.

1960~70년대 추상같은 통금이 있을 때 젊은 여성들이 밤 12시를 넘기면
난리가 난다.

그 때는 남녀가 키스만 해도 정혼한 것처럼 여겨질 때였다.

청년들은 알 듯 모를 듯한 연인의 마음을 붙잡아 두려고 갖은 애를 다 썼다.

이 때 애용되는 방법이 스크루드라이버를 마시게 하는 것이었다.

스크루드라이버를 마시면 갑자기 대취하여 빙빙 돈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당시 여성들이 술을 마실 기회가 없어서 알코올이 조금만 들어가도
핑 돌 수 있었을 것이다.

스크루드라이버를 마신 김에(여성들도 그 술에 대한 속설을 알기 때문)
일부러 핑 돌아 버리는 수도 있었을 것 이다.

그러나 이 칵테일은 그렇게 강한 술이 아니다.

다만 만들기가 간단하고 맛이 상큼해 어디서나 쉽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로
애용됐을 뿐이었다.

스크루드라이버는 보드카를 베이스로 하는 칵테일인데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하이볼 글래스에 조각 얼음을 3분의 1 정도 넣은후 40ml 정도의 보드카를
넣고 3배 가량의 오렌지 주스를 넣고 잘 저은 다음 오렌지 슬라이스를 잔에
끼워 넣는다.

또 하나의 유명한 보드카 칵테일은 섹스 온 더 비치(sex on the beach)다.

이 칵테일에는 두 개의 레시피가 있다.

오리지날 레시피는 다소 알코올 농도가 높다.

오리지날 레시피는 보드카 30ml에 멜론 리큐르, 라즈베리 리큐르,
파앤애플 주스 등을 쉐이커에 넣는다.

다음에 조각 아이스를 넣어 격렬하게 흔들어 섞는다.

하이볼글라스에 반정도 따라 마시면 된다.

개량형 레시피는 약간 알코올 농도를 낮추어 부드럽게 한 것이다.

보드카에 복숭아 슈냅스, 파인애플 주스, 크랜베리 주스를 섞는 것이다.

얼음 조각을 넣은 하이볼 글래스에 모든 성분을 넣은 후 저으면 된다.

이 두가지 칵테일은 계곡이나 백사장등의 휴가지에서 연인, 부부들이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풍경과 잘 어울리는 멋진 한잔의 술이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