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광속도로 바뀌고 있다.
제3의 혁명이 우리의 발목을 넘어 무릎까지 차올라 오고 있다.
10년쯤 뒤면 허리를 지나 몸통 전체까지 잠기게 할 것이다.
1992년 대통령에 당선된 클린턴-고어 조는 미국 대륙에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고속도로를 깔겠다고 공약했다.
대륙전역을 광케이블로 연결하고 전 가정을 미국의회 도서관과 연결해
지식가정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초등학교 졸업생이면 누구나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교육시키
겠다고 공언했다.
이것이 클린턴과 고어의 새로운 미국 비전이었다.
지난 7년동안 클린턴과 고어 행정부 아래서 미국은 새로운 공단을 건설한
일이 없다.
거대한 프로젝트나 공장을 짓지도 않았다.
그러나 2차대전후 지난 7년동안은 미국경제 최고의 황금기였다.
클린턴과 고어의 40대 리더십이 선도한 정보고속도로 깔기와 정보화 혁명이
미국 생산성을 높이고 수백만개의 새로운 직업을 창출했다.
같은 시기에 등장한 한국의 문민정부는 시대의 방향을 역류했다.
산업화에서 정보화로 넘어가는 새로운 변혁기에 우리의 엘리트들은
한보철강을 짓고 삼성자동차를 짓는데 돈과 정력을 낭비했다.
한보철강에 들어간 5조7천억원과 삼성자동차에 들어간 4조3천억원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고 정보화된 코리아를 구축하는데 썼더라면 오늘 우리나라의
모습은 1백80도 달라졌을 것이다.
이제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이 제3의 혁명에서 앞장서 나가고 있다.
이들 나라에 비해 10년은 뒤떨어졌으나 산업화시절 일본에 1백년, 서양에
2백년 뒤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희망은 많다.
지금 전국에 국가공단으로 개발된 땅 가운데 약 20% 1천3백만평이 빈땅으로
놀고 있다.
이제 공단을 더 만들고 중후장대한 장치산업을 더 건설하는 것은 변혁의
시대 방향에 맞지 않는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IBM, 모토로라, 인텔, AT&T 등
대부분이 정보화 분야에 집중돼 있다.
최근 우리 수출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 반도체, 박막LCD, 휴대폰 등
첨단 정보화 산업인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