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들은 과연 돈이 없어 주식을 사지 않을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아직까지도 매수여력은 충분하다.

대략 4조원이상의 추가 매수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도 주식매입을 꺼리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수익증권 환매금지조치가 풀릴 경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최근들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개인들의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요구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곳간에 양식을 쌓듯이" 현금을 차곡차곡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처럼 투신사를 중심으로한 자금흐름의 악순환이 당분간 지속될
경우 투신사들은 더욱 몸을 사릴 수 밖에 없고, 그렇게되면 주가도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걷혀 자금흐름이 선순환으로 돌아선다면 투신사들은
당장 주식순매수에 나설 전망이다.

투신사가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신사의 매수여력은
줄잡아 4조원을 넘는다.

투신사들은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총 12조7천5백4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했다.

반면 같은기간 주식형 수익증권은 34조1천9백10억원이나 증가했다.

주식형 증가액의 37.3%밖에 주식을 사지 않았다는 얘기다.

만일 주식형 증가액의 50%를 주식에 투자한다고 가정할 경우 아직 매수여력
은 4조3천4백7억원이나 남아 있는 셈이다.

물론 지난달 투신사들이 다소 무리한건 사실이다.

투신사들은 지난달 5조3천3백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7월 주식형 증가액(11조7천6백24억원)의 45.3%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식형 증가액에서 투신사 순매수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3월 41.3%
<>4월 36.4% <>5월 36.2% <>6월 36.6% 등으로 30%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달 투신사의 주식순매수는 과도한 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는 부차적인 이유다.

투신사들이 몸을 사리는것은 미래에 대한 대비 때문이란게 일반적인 분석
이다.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환매요구에 대비, 주식비중을 낮추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전히 충분한 매수여력을 갖고 있는 투신사들이 앞으로 과연 어떤 자세를
취할지는 역시 대우그룹구조조정의 속도와 성과에 달려 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5일자 ).